▲ STX 다롄 직원들의 임금체불 시위 장면



춘절 연휴를 앞두고 STX 다롄(大连) 근로자들이 본부 사무실에 몰려가 임금 체불 시위를 벌였다.



베이징 지역신문 베이징상바오(北京商报)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STX다롄에서 근무하는 현지 직원 수십명이 다롄시 중산로(中山路) 시왕빌딩(希望大厦) 1층 홀에서 "STX, 우리는 고향에 가야 한다. 임금을 지불하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임금 체불에 대한 항의시위를 했다.



일부 직원은 "(밀린 월급을) 새해가 됐는데도 아직까지 못받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한 직원은 "초기에는 신규직원 연봉이 높았지만 지금은 예전만 못하다"며 "늦게 채용된 직원들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문은 "STX 다롄에 근무하는 직원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임금 체불은 STX가 지난 10년 동안 7개의 국내외 기업을 잇따라 인수해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 직원은 "STX가 다롄지사를 건설하기 위해 은행에서 거액의 돈을 빌렸다"며 "자금상환 날짜가 다가오면서 은행에 대출금을 먼저 상환하느라 (임금을 지불할) 돈이 없는 것"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STX의 자금난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조선·해운업계의 불황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완공된 선박량은 전년에 비해 21.4% 줄었으며 신규 수주량은 무려 43.6%나 줄었다.



글로벌 조선·해운업 분석기관인 영국의 클락슨리서치의 통계에서도 지난해 전세계 신규 선박 수주량은 전년보다 45% 줄어들었으며 신규 선박의 판매가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가까이 인하됐다.



이같은 불황이 지속되면서 STX는 신규사업에 확장에 따른 부채 규모가 24조원에 달하는 등 급속히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TX는 현재 3조원 규모의 대출을 상환해야 한다"며 "재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현재 산하 회사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를 봤을 때 조선업 경기는 올해 들어 더욱 악화되는 등 한동안 침체가 지속될 것이며 2015년에나 겨우 호전될 것이다"며 조선업의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STX 다롄의 시위 현장 사진은 지난달 31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게재된 후,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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