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저우에 도착한 김영철 씨 가족이 현지 시민에게 지도를 보여주고 길을 묻고 있다.





한국 교사가 자녀교육을 위해 1년 휴가를 낸 후, 온가족을 데리고 세계일주에 나섰다. 이 가족은 현재 자전거를 타고 중국 대륙을 여행하고 있다.



원저우(温州) 인터넷매체 원저우넷(温州网)은 지난 1일 리밍서로(黎明西路)의 한 호텔에서 묵고 있는 김영철(金永哲, 47) 씨 가족의 특별한 배낭여행을 소개했다.



김씨는 현재 아내, 아들 김주왕(10), 딸 김은유(6)와 함께 자전거로 중국 대륙 곳곳을 누비고 있다. 아내와 아들은 1인용 자전거를, 딸은 김씨가 특별히 주문한 2인용 자전거에 태워 이동한다. 자전거 뒤에는 태극기가 꼽혀 있다.



지난 2월 21일 칭다오(青岛)에 도착한 김씨 가족은 르자오(日照), 롄윈강(连云港), 창저우(常州), 이싱(宜兴), 창싱(长兴), 항저우(杭州), 샤오싱(绍兴), 타이저우(台州)를 거쳐 지난 1일 원저우에 도착했다.















▲ 김씨 가족의 자전거 배낭여행 주요 노선




김씨는 "처음에는 하루 30km 이동하는 게 고작이었지만 현재는 하루에 60km까지 이동할 수 있다"며 "한 도시에 도착하면 보통 1~2일 정도 쉬며 어떨 때는 3~4일 정도 쉰다"고 말했다.



김씨가 이같은 배낭여행에 나서게 된 것은 아들 때문이다. 10살인 아들이 학교 다니기를 싫어하고 교우 관계도 매끄럽지 못하자, 아들과 딸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정신력도 단련시키기 위해 '자전거 배낭여행'을 택했다. 김씨 가족은 이미 태국, 라오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로 배낭여행을 떠난 적이 있기 때문에 가족들 모두 낯설지 않다.



김씨는"아들이 처음에는 여행을 떠나기 싫어하고 사람과 어울리는 것도 싫어했지만 여행 과정에서 점차 바뀌는 모습이 보여 매우 기쁘다"며 "타이저우에서는 막 알게 된 여자아이와도 스스럼없이 어울려 깜짝 놀랬다"고 말했다. 또한 "6살짜리 딸이 가장 걱정됐는데 기우였다"며 "우리 중 가장 체력이 좋다"고 덧붙였다.



여행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김씨는 "국도로 이동했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었지만 일부 자동차가 이동 과정에서교통법규를 준수하지 않거나 시시때때로 경적을 울렸으며 한번은 아내가 실수로 넘어진 적이 있는데 한 여성이 휴대폰을들고 다가와 '사진찍어도 되냐?'고 물어 화가 치민적도 있다"며 "이같은 행위는 한국에서 경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의 배낭여행은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원저우 현지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샹(向)씨는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김씨의 소식을 접했다"며 "나 역시 자녀가 둘 있는 사람으로서 김씨의 여행에 감명을 받아 김씨와 연락을 취해 호텔을 예약해주고 가이드도 해 줬다"고 말했다.



김씨 가족은 앞으로 한달간 더 자전거로 중국을 여행할 계획이다. 원저우에서 푸저우(福州), 샤먼(厦门), 구이린(桂林), 우한(武汉), 난징(南京), 쑤저우(苏州)를 거쳐 다음달 17일 비행기를 타고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할 계획이다.



김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즐거우면 부모도 즐겁다는 것이다"며 "아이들이 여행을 통해 활력을 되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온바오 박장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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