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회 INET 홍콩 콘퍼런스’ 첫날인 4일 행사장인 홍콩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마이클 스펜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왼쪽부터), 에드윈 림 중국경제연구소장, 빅터 펑 리앤드펑그룹 회장, 오빌 셸 아시아소사이어티 미·중관계센터장이 ‘아시아의 성장’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INET 제공







중국 재정·금융정책 개혁…시장친화 시스템 필요

500년 서구의 시대 저물어…성장동력 잃고 리더십 위기

아시아가 주도권 쥐려면 창조력·기업가정신 접목을



[한국경제신문 ㅣ 김동욱/강영연 기자] “중국이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모든 고성장 국가가 경험했던 ‘중진국 함정’에 빠졌다. 이를 벗어나려면 시장 경쟁 확대와 능력주의 도입 등으로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그것은 세계 경제 성장의 열쇠이기도 하다.”(마이클 스펜스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중진국 함정’이란 개발도상국이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이다 국민소득이 중진국 수준에 접어들어서 성장이 장기간 둔화·정체되는 현상을 말한다.



헤지펀드 대부인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이 설립한 싱크탱크 ‘새로운 경제적 사고를 위한 연구소(INET)’ 주최로 4일 열린 ‘INET 홍콩 콘퍼런스’ 첫날 세계 경제 석학들은 이같이 주장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이 콘퍼런스에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시장친화가 중국 위기의 해법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펜스 교수는 “지난 10년간 중국은 연평균 10%가량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했고, 중산층이 2억3000만명에서 6억3000만명으로 늘었을 정도로 눈부시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2016년에는 GDP 기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하지만 “중국은 재정·환율·금융시스템 개혁을 통해서만 선진화하고 창조적이며 혁신적인 공정사회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 정부가 시장결정 기능을 확대하겠다는 정책 기조를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부정부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인맥 위주 경제에서 공정한 경쟁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능력주의를 천명하는 게 사회 불안을 해소하고 경제 발전도 촉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로버트 존슨 INET 이사장은 “세계는 이미 균형을 잃었다”며 “중국은 선진국 경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글로벌 정치·사회의 리더로 부상했고, 이는 원활한 패권 이동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유력한 차기 패권국이지만 여전히 왜곡된 환율 덕을 보고 있는 수출과 외국인 직접투자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다”며 “중국이 복수통화와 연계하는 바스켓을 통해 고정환율제를 유지하는 것은 글로벌 리더로서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자칫 중국의 행보가 보호무역주의 회귀 움직임을 촉발해 세계경제에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한 셈이다.



소로스 회장도 “(시장 왜곡을 수반하는) 중국의 고정환율 정책은 민감한 정치적 긴장을 조성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아시아가 세계 경제를 이끌 것”



빅터 펑 리앤드펑그룹 회장은 “지난 500년간 계속된 서구 주도권 시대가 저물고 있다”며 “현재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막대한 부채와 스태그네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과 연계된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여유가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이 이 같은 세계적 위기에 대응해 각국의 열망을 반영한 새로운 성장전략을 주도적으로 재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새로운 세기가 ‘아시아 패권주의’의 모습을 띠어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펑 회장은 “서비스산업을 비롯한 중국 내수시장은 외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과거 서구의 부흥을 이끌었던 창조력과 기업가정신 같은 것들이 아시아 사회와 문화에 긍정적으로 접목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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