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란초미라지의 휴양지 서니랜즈 내 아넨버그 별장 정원에서 산책하고 있다.





'北 유일한 동맹' 中도 美와 공감대 형성


남북 장관급 회담에 영향 미칠지 주목



[한국경제신문 ㅣ 워싱턴=장진모 특파원/이미아 기자] 미·중 정상이 첫 만남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최근까지 줄곧 북한의 편을 들어주던 중국이 ‘6자회담을 위해선 북한 비핵화가 선제돼야 한다’고 주장해온 미국의 옆으로 다가섰다.



이로써 한국과 미국, 중국의 대북정책 삼각공조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반면 북·중 동맹에 기대온 북한은 거의 유일한 혈맹을 잃음과 동시에 비핵화에 대한 강한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한반도 정세의 대변혁이 예고되는 분위기다.



○단호한 미·중 “북핵 절대 안 돼”



톰 도닐런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8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상당한 수준의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도닐런 보좌관은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하거나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또는 협상을 진행하려면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그동안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이견을 표시하기 위해 취한 여러 조치를 언급하며 공감을 나타냈다.



실제 중국은 지난 3월 북한의 베이징과 단둥, 훈춘 등지에 사무실을 둔 단천상업은행과 조선광선은행 등 모든 북한 은행의 불법 영업을 금지시켰다. 또 중국 4대 국영 시중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도 지난달 7일 북한 조선무역은행과의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이날 별도 브리핑에서 “중국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을 대화에 복귀시키는 데 미국과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국제정세 전문가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선(先) 6자회담을 고집하던 기존의 입장을 바꿔, 비핵화를 전제로 삼고 있는 미국의 뜻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북한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사면초가에 빠진 북한



북한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으로 핵 문제에서 고립무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대북 정책에 대해 미국 측과 더욱 가까워지는 태도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한·미·중의 합동 비핵화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올해 초 끊임없이 전쟁도발 위협을 거듭해온 북한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대화를 제의한 것도 이 같은 기류를 사전에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오는 12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 장관급 회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 국무부 당국자는 “두 정상의 과제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고 제거함으로써 위협 수위를 낮출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기애애한 G2…일본 긴장



일본도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아베 신조 총리 취임 이후 미국과 외교적 우호 관계 강화를 노려온 일본은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겉으로는 환영하면서도 내심 당혹스러워하는 속내가 읽힌다. 아사히신문은 9일 “중국에 비해 일본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며 “일본 경제가 부활하는 것이 외교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도 9일 NHK 간판 토론 프로그램 ‘일요토론’에 출연해 “(미·중 정상회담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좋은 일이며 마치 미국과 구소련의 데탕트(긴장 완화) 시기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과 미국은 동맹관계라는 점이 미·중 관계와 결정적으로 다르다”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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