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 제조업체 공장



중국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노동자들의 파업이나 시위 등 노동분쟁이 급증하고 있다. 경기가 둔화되고 임금이 상승함에 따라 노사 갈등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홍콩에 위치한 노동단체 중국노동자통신(中国劳工通讯)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1월부터 4개월 동안 중국에서 접수된 노동분쟁이 모두 20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개방 1번지'인 선전(深圳)에서만 17건이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노동분쟁이 급증한 원인에 대해 "근년 들어 임금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국내외 수요가 지지부진한 데다가 위안화 강세까지 얹혀 중국의 수출 주도 경제성장을 주도한 제조업체들이 압박을 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례로 타이완(台湾) 사업가가 선전에 세운 포장재료 제조업체 진순타이(金顺台)의 경우, 지난 20여년 동안 자리를 유지한 중소기업이었지만 최근 경영환경이 안 좋다는 이유로 회사 문을 닫았다. 소속 근로자들은 지난달 노동절 연휴를 보내고 회사에 복귀했다가 회사가 '경영 사정 악화로 회사가 문을 닫는다'라는 종이만 써 붙이고 문을 닫아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지난 15년간 진순타이에서 일한 리거밍(李革命) 씨는 "그동안 이 곳에서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다"며 "직원 200여명이 회사 앞에 모여 갑작스레 문을 닫은 것에 대해 항의했지만 보상 문제는 아직 미해결 상태"라고 말했다. 선전시 전국 노조단체인 선전시총공회(深圳市总工会) 역시 "분쟁에 개입하고 있다"면서도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지 않았다.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상황도 노동분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7% 성장하는데 그쳤다. 국제적 기준으로 보면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이 7.9%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둔화됐다.



여기에 중국의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1%에 그쳤다. 수출 증가세 둔화는 광둥성을 비롯한 중국 제조업체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약해졌음을 의미한다.



수출 수요가 둔화하는 것과 맞물려 임금상승과 위안화 강세 등으로 중국 공장들의 경쟁력 또한 약화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농민공들의 월평균 임금은 2천290위안(42만3천원)으로 1년 전보다 11.8%나 인상됐다. 위안화 또한 절상됨에 따라 수출업자의 이익이 감소했다.



WSJ는 "제조업체들이 비용 상승 압력을 견뎌내기 위해 중국 내륙의 오지나 다른 나라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는데 이 경우 근로자들은 거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며 "노사분쟁의 상당수가 근론자들이 공장 이전에 반대함에 따라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경기 둔화 양상에도 중국 지도부는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의향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시진핑(习近平) 국가주석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서니랜드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완만한 경제성장 추세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WSJ는 "노동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잦은 분쟁이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경우 중국 정부도 불가피하게 정책을 변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 분석했다.



상하이사범대학의 노동법 전문가 류청(刘诚)은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임금인상 등으로 말미암은 기업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앞으로도 노동 관련 분쟁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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