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단둥시에서 교량를 통해 북한 신의주로 가는 트레일러들



북한의 대외지불 능력이 최근 대북 제재와 악화된 국내 경제 사정으로 인해 약화됨에 따라 북한과 거래한 중국 무역상들이 대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环球时报)의 보도에 따르면 근년 들어 북한 국내 경제사정이 지속적으로 악화됨에 따라 북한과 거래한 중국 무역상들이 대금을 받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는 평양에 가서 몇달씩 머물며 빚 독촉을 하고 있다.



단둥(丹东)의 모 무역회사 부총경리를 맡고 있는 리(李)씨는 "매일 아침 북한 무역회사 사무실을 찾아가 채무 상환을 요구하는 게 일상이 됐다"며 "북한 측으로부터 돈을 받지 못해 현재 겪는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리씨에 따르면 회사는 그동안 북한의 비교적 규모가 큰 상사 20여 곳과 거래해 왔다. 그런데 장기간 거래하면서 관계가 좋다보니 외상으로 물건을 제공한 것이 화근이 됐다. 북한 무역회사는 물건을 받은 후에 "지도자가 바뀌었다", "갚을 능력이 없다" 등의 핑계를 대며 잔금 지급을 거부했으며 일부는 아예 회사 문을 닫아버리기도 했다.



리씨는 "현재 체납된 미수금 규모만 1백만달러(11억2천만원)에 달한다"며 "미수금을 받기 위해 평양에 직접 찾아간 것도 열번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중국 상인들은 빛 독촉을 위해 평양에서 몇개월째 머무르고 있다"며 "한번은 대금을 받지 못한 채무자들과 함께 평양의 정무원 청사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채무 상환을 요구하다가 병사들에게 곧바로 제지당했으며 며칠 후 1만5천달러(1천678만원)를 받은 뒤 북한 측이 마련한 승용차에 태워져 북·중 접경으로 쫓겨나다시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평양으로 빚 독촉을 갔던 중국인들은 대부분이 돈을 받기는 고사하고 장기간 체류하며 숙식비만 날리고 돌아온다"며 "한 친구는 숙식비로 1만달러(1천120만원) 넘게 썼는데 북한 측이 쥐어준 5천달러(560만원)를 받고 돌아와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같이 대북 무역의 위험이 크지만 단둥에는 여전히 북한과 거래하려는 중국 무역회사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단둥 해관 부근에만 1천여개의 크고 작은 무역회사들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 측과 7~8년간 밀가루 거래를 했다는 왕(王)씨는 "북한은 현재 식량이 부족해 밀가루 수요량이 매우 많다"며 최근 대북 무역 동정을 설명하고 "다만 우리는 한 가지 원칙을 고수한다"며 "거래 대금을 모두 받은 뒤에야 물건을 보낸다"고 강조했다.



또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북한 측과 직접 거래하지 않고 믿을 수 있는 북한 화교를 중개인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단둥의 모 자동차회사 판매원 역시 "위험이 클수록 이윤도 크다"며 "북한은 아직 개방되지 않은 미개척시장이고 국내 물자 수요량이 큰만큼 대북 무역의 규칙을 알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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