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랙터로 중국을 일주하고 있는 강기태 씨



한국의 농촌 청년이 농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트랙터를 타고 중국 일주를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우한시(武汉市) 지역신문 우한완바오(武汉晚报)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30일, 올해 30세의 강기태(姜基兑) 씨가 중국 일주의 43번째 경유지인 우한에 도착했다. 그는 지난 5월 21일 헤이룽장성(黑龙江省) 하얼빈(哈尔滨)을 출발해 80여일 동안 광시(广西) 구이린(桂林)까지 가는 6천7백km의 여정을 하고 있다.



신문은 "경상남도 하동군 출신의 강씨는 취재 당시 긴 여정으로 장발에 수염이 덥수룩한 상태였고 카우보이를 연상시키는 청색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전했다.



강씨는 이같은 여정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농촌에서 자랐는데 농민이 가꾼 곡식이 대도시에서 낭비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며 "세계 식량위기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은데, 이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농촌의 중요성을 홍보하고자 이같은 특별한 방법을 생각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씨가 운전하는 트랙터는 16만위안(2천926만원)을 들여 특별히 제작한 것이다. 차대가 45cm이며 타이어도 앞타이어의 직경이 1.2m, 뒷타이어는 1.5m로 일반 트랙터보다 규모가 크다. 비바람을 막기 위해 운전석 쪽에 문을 설치했으며 에어컨과 조그만 냉장고도 설치했다.



트랙터는 고속도로, 시내 진입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강씨는 국도, 농촌도로 등 일반도로만을 이용해 중국을 일주하고 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SUV 차량 한대가 동행하고 있다.



강씨의 일행은 모두 4명이다. 이들은 매 끼니를 밥 한 공기에 세 가지 반찬으로 해결하고 있는데 1인당 식사비는 평균 10위안(1천8백원)이다. 이들은 밥과 반찬은 조금도 남기지 않으며 매 식사 때마다 휴대폰으로 이를 촬영해 남기고 있다. 여행 중 어려움에 처한 농민을 만나면 트랙터를 세우고 이들을 돕기도 한다.



강씨는 "한국에 돌아가면 중국 각지에서 보고 들은 중국 농업의 현황을 TV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책도 출판할 예정이며 강연을 통해 한국의 '주링허우(90后, 90년대 이후 출생자)' 대학생들에게 농민의 수고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신문은 "강씨의 여정은 소솔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나오는 필리어스 포그와 비교할만 하다"고 전했다.



한편 1983년생인 강기태 씨는 한국에서 이미 유명 인사이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한국인 최초로 트랙터로 6개월여 동안 중국을 일주하며 하동군의 관광지와 농특산물을 알려 화제가 됐다. KBS는 강씨의 여정을 2009년 3월 26일 '휴먼다큐 사미인곡'을 통해 소개하기도 했다. [온바오 박장효]

관련뉴스/포토 (1)
#태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