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제약기업이 중국 사업의 편의를 위해 고액의 연봉을 주고 고위 관료들의 자녀를 채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전문지 중국증권보(中国证券报)의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기업에 채용된 고위 관료들의 자녀는 정부, 대학, 병원 등의 인맥을 이용해 정부 부서와의 문제를 처리해 회사 내에서 '신통한 인물'로 통했다.















▲ 노바티스 중국 총재로 일하던 리전푸

실례로 스위스에 본사를 둔 노바티스(Novartis, 诺华)는 지난 2003년 리루이환(李瑞环)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의 아들 리전푸(李振福)를 중국 담당 총재로 영입했다.



이듬해 노바티스의 중국 사업은 36.3%나 성장했으며 이 중 제약 부문의 성장폭은 39.1%에 달했다. 이는 노바티스의 전세계 사업 성장속도의 3배에 이르렀다. 리전푸는 2009년 노바티스를 떠나 투자펀드인 GL캐피털 그룹을 창립해 주로 중국의 의료건강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리전푸의 후임으로는 류사오치(刘少奇) 전 국가주석의 손자며느리인 쉬하이잉(徐海瑛)이 영입됐다. 쉬하이잉은 노바티스 합류 이전에도 파이저와 와이어스 등 다국적 제약업체에서 근무했다.



중국 혁명군의 유명 군벌인 펑위샹(冯玉祥)의 아들 펑단룽(冯丹龙)은 미국계 제약회사인 파이저(Pfizer, 辉瑞)에서 지난 1990년부터 2004년까지 총경리 비서, 인력자원부 총감, 기업비즈니스 총감 등으로 일했으며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딸 리헝(李恒)은 지난 2007년까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서 중국 공공사업 담당 총감독으로 일했다.



최근 GSK의 뇌물 수수 사건이 불거지면서 리헝이 뇌물 제공 사건에 연루됐다는 설이 떠돌자, "GSK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한 투자은행 직원은 "중국에서 사업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이미 중국의 암묵적인 규정에 익숙하다"며 "기업은 모두 고액연봉을 주고 고위 간부의 자녀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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