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 자유무역구 시험구



중국 정부가 '상하이 자유무역구(이하 FTZ)'의 공식 출범을 선포함에 따라 FTZ 진입을 위한 기업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는 FTZ 운영에 여전히 변수가 많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탈사이트 텅쉰(腾讯)의 자체 경제보도에 따르면 많은 기업들이 'FTZ 입주 기업' 타이틀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HSBC·시티은행·스탠다드 차타드·동아은행 등 다수 외국계 은행들의 경우, 상하이자유무역지대 입주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며 푸둥(浦东)발전은행과 건설은행은 FTZ 지점 설립을 위한 관련 부문의 허가를 이미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중국 로컬기업 및 해외은행의 경우에는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이하 은감회)의 정식 발표가 있기 전부터 이미 FTZ 입주를 홍보하고 나서 관련 부문을 당혹케 만들기도 했다.



보험회사도 FTZ 입주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타이핑양(太平洋), 핑안(平安), 다중(大众) 등 로컬 보험업체는 FTZ에 기업보험·책임보험 및 신용보험 등의 각종 보험업무 서비스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텅쉰은 "전국 각지에서 FTZ 입주를 위해 정부 관계자와의 만남을 원하는 인파가 몰려 누군가가 '중추절(中秋节, 추석) 연휴 기간에 베이징이 아시아 최대 주차장이 됐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양상에 정부 관련 부문 책임자는 기업에 냉정을 촉구했다. 우샤오링(吴晓灵) 전인대 재정경제위원회 부주임은 최근 "FTZ의 금융분야 개방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각 기업은 냉정하게 FTZ 진출의 실익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부주임은 "각 기업이 전국 각지에서 베이징으로 몰려와 정책을 물어보고 지점 개설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FTZ의 제도와 의미 분석에 최선을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외국계 금융회사는 FTZ 입주에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위스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세칙이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점 설립에 서두르기보다 FTZ 운영 상황을 좀 더 관찰할 것"이라 말했다.



투자자들 역시 냉정을 되찾고 있다. 국무원이 상하이자유무역지대 운용 방침을 발표한 27일 중국 증시에서 FTZ 관련주는 26일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 펀드회사의 관계자는 "FTZ 관련주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FTZ 세칙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기 떄문에 FTZ 개방정책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펀드회사 대표는 "국무원이 최근 발표한 운용 방안은 너무 추상적"이라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무원은 27일 상하이자유무역지대 운용 방안을 발표하고 2~3년 이내에 다양한 혁신과 실험을 통해 상하이를 국제적인 자유무역지대로 육성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제도 시행 시기와 방법은 밝히지는 않았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금융개방에 관해서도 ′위험수준을 제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개방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금융 개방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우샤오링 재경위원회 부주임의 발언 역시 상하이자유무역지대 개방 수준에 대한 의혹을 확대시켰다. 그녀는 자유무역지대의 금융 개방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계하면서 "자유무역지대 내 금리 완전 개방을 반대"한다고 강조해 향후 자유무역지대 금융 개혁에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을 예고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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