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숙자가 오랜 시간 거주해 온 우물



베이징에서 자녀 학비를 벌기 위해 우물 밑에서 20여년간 노숙해 온 세탁공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베이징 지역신문 베이징천바오(北京晨报)는 리두광장 남문 서쪽 도로변의 잔디밭에 위치한 우물 밑에서 5년 이상 거주해 온 노숙자들의 삶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우물 아래에는 60대 후반의 노부부가 생활하고 있다. 4평방미터 규모의 공간에는 각종 잡동사니와 외투 두 벌만 덩그러니 놓여져있으며 바닥에는 잠 잘 때 사용하는 종이박스가 깔려져 있다. 조명 시설이 없기 때문에 저녁에는 손전등에 의지한다. 빨래는 다른 우물에서 나오는 물로 하고 주변 울타리에 걸어 말린다.



우물 주변 도로의 환경미화원 장(张) 씨는 "노부부가 이 곳에서 거주한 지 이미 5~6년 정도 됐다"며 "낮에는 밖으로 나가 구걸을 하고 저녁에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 우물 아래 내부 공간



노부부가 사는 우물에서 서쪽으로 50미터 정도 이동하면 올해 53세의 왕(王)모 씨가 거주하는 우물이 있다. 베이징 교외 화이러우(怀柔) 출신인 왕 씨는 이 곳에 거주한 지 20년이 다 되어간다. 우물을 가리고 있는 판지덮개를 열자, 안에서 악취가 풍겨 나온다.



왕 씨는 현재 장타이서로(将台西路) 부근의 자동차세차장에서 세차공으로 일하고 있으며 남는 시간에는 폐품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왕 씨는 "아내와 자녀 3명이 화이러우의 농촌에서 살고 있는데, 이 곳에서 집까지 가려면 최소 3시간 이상이 걸린다"며 "더욱이 딸 둘이 고등학교를, 아들이 중학교를 다녀서 학비로 많은 돈이 지출되고 집세도 비싸 우물에서 살고 있다"고 우물에 사는 이유를 말했다.

 

또한 "여름에는 자주 침수돼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도 하며 겨울에는 밖에서 자는 것보다 따뜻하다"고 덧붙였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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