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성택 처형 후, 중국 접경지역의 경비를 강화함에 따라 양국간의 밀무역이 타격을 입고 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环球时报)는 랴오닝성(辽宁省) 단둥시(丹东市), 지린성(吉林省) 투먼시(图们市) 등 중국의 북한 접경도시에 있는 밀무역 종사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올해로 12년째 북중 밀무역에 종사하고 있는 단둥(丹东)의 덩(邓)모 씨는 "지난해 30일 저녁에 북한 측 관계자가 모터보트를 타고 중국에 와서 평안북도 숙주와 박천, 평양의 주문서를 건네며 다음날 저녁에 물품을 보내달라고 했는데, 당일 낮에 전화로 돌연 주문을 취소했다"며 "이는 지난해 북한에서 핵실험을 했을 때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2년 전만 해도 북한에서 필요로 하는 물품은 식용유, 쌀, 옷, 중고 가전제품이었지만 현재는 이같은 물품에 애플 컴퓨터, 아이패드, 휴대폰을 비롯해 심지어 일본 세탁기, 냉장고 등까지 주문한다"며 "이같은 물품은 일반인들이 아니라 도(道)와 군(郡) 단위의 1급 지도자들이며 평양의 일부 고급 간부가 사용하는 태블릿PC도 밀무역을 통해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평상시대로 이같은 밀무역을 하면 모터보트 1대당 1년에 60만위안(1억564만원)의 이윤을 남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둥의 다른 상인은 "북한은 그동안 매년 12월말이 되면 명절을 지내기 위해 정부가 400대 가량의 차량을 단둥에 보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도록 했지만 올해는 100대 정도만 보냈다"며 "북측 인사에게 물어보니 경제적 원인이 아니라 민감한 정치 문제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성택 사건이 우리(밀무역상)에게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수입이 줄어들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밀무역 상인들은 최근 북한의 중국 접경지역의 경비가 갑자기 강화됐다고 전했다. 덩 씨는 "지상 초소 외에도 강변의 지하초소를 늘렸으며 저녁에도 경계를 서는 등 국경 경비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 국경에 기존 부대 외에 새로운 부대가 후방에서 국경 2선에 배치됐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들의 주된 임무가 탈북자를 막기 위한 것인지 1선의 국경경비대를 감시하는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의 한국·북한연구센터 뤼차오(呂超) 주임은 "중국의 원조 성격이 강한 북중 정부간의 무역과는 달리 민간 밀무역은 오랜 시간 지속돼왔음에도 북한 정세에 따라 변동 폭이 크다"며 "국경지역에 상당한 병력을 배치한 북한 관련 부문이 통제 강도를 조절해 밀무역을 제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북중간의 민간 밀무역은 식품과 일용품 등 북한인들의 생활과 밀접히 연관된 품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마약 등 중국 정부가 엄단하는 물품 이외에는 거래가 쉽게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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