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미국 등 정부가 외국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마련한 비자 프로그램에 중국인이 몰리고 있다.



홍콩 남화조보(南华早报)는 호주 이민 부문의 통계를 인용해 호주 정부가 지난 2012년부터 시작한 '중요투자자 비자(SIV)' 프로그램에 545명의 신청자가 몰렸는데 이 중 91%가 중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SIV(Significant Investor Visa)'는 500만호주달러(47억9천만원)를 투자한 외국인에게 최장 4년 동안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의미한다. 호주는 SIV의 중국인들을 의식해 식별번호 '8'을 넣어 '188'로 정했으며 해당 비자를 받은 후 나중에 신청할 수 있는 영구 비자의 식별번호는 '888'로 분류하기도 했다.



신청자 중 비자를 받은 중국인은 65명으로 이들이 호주에 투자한 금액은 3억2천5백만호주달러(3천115억6천만원)에 달했다.



홍콩의 이민 전문 변호사인 폴 버나도는 "자신의 고객 중 90%가 중국인"이라며 "호주가 홍콩에 이어 두 번째로 선호하는 이민 선호지역"이라고 말했다.



법률회사 '베이커 앤드 매켄지'(Baker & McKenzie's)의 시드니 사무소에 근무하는 빌 퍼글 변호사는 "SIV를 신청하는 중국인들은 대부분 제조업이나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이라며 "이들은 호주의 교육 시스템과 튼튼하고 안정적인 경제, 깨끗한 공기와 환경, 식품 공급 등에 관심이 많다"고 분석했다.



호주 뿐 아니라 미국에도 많은 중국인이 몰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투자이민 비자인 'EB-5'를 신청해 해당 비자를 얻은 중국인은 6천895명으로 2위인 한국(364명)의 20배를 넘었다. 지난 2012년 연방통계청 통계에서도 투자이민으로 미국에 이주한 외국인의 80%가 중국인이었다.



미국은 최소 50만달러(5억3천925만원)를 투자해 최소 10개 이상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사업체 운영자에게 영주권 신청이 가능한 2년 임시영주권을 준다.



WSJ, 인민일보 등 언론은 중국 부유층이 해외 투자이민을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자녀교육과 자산 규모를 더 늘리기 위해서"라며 "자녀에게 안전하고 우수한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것과 더불어 해당 국가의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수입을 올리고 장기적으로는 시세차익을 노린다"고 분석했다. [온바오 강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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