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거주하는 화교 남자가 심한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태롭자, 현지 북한 주민들이 피부를 기증해 목숨을 구한 사연이 중국 언론에 소개됐다.



관영 신화(新华)통신은 북한 현지 주민들의 피부를 기증 받아 생명을 건진 함경북도 온성군 강안리 화교 왕펑화(王锋华)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안리 집단농장에서 일하는 왕 씨는 지난해 9월 30일 주머니에 휘발유 2병을 넣고 오토바이틀 타고 가다가 불이 붙어 전신화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강안농장진료소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온성군 제2인민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턱 아래부터 양손, 허리까지의 피부가 곪고 체온이 42.6도까지 오르는 등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북한인인 왕 씨의 아내는 "의료진으로부터 손바닥 크기의 피부 28장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듣고 어떻게 기증받아야할 지 막막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온성군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37명이 자발적으로 피부를 기증했으며 소식을 들은 농장 직원 40여명도 30리가 넘는 산길을 달려와 왕 씨에게 피부를 기증했다.



이같은 애정의 손길 덕분에 왕 씨는 3차례에 걸친 피부이식 수술을 받고 목숨을 건졌다. 왕 씨는 "화상을 입은 내 몸의 3분의 1은 '북한 가족'들이 기증한 피부가 이식됐다"며 "북한 인민이 내게 새생명을 줬다"며 눈물을 흘렸다.



주청진중국총영사관은 지난해 12월에야 뒤늦게 이같은 소식을 전해듣고 왕 씨가 입원한 병원에 영사를 파견했다. 쉬징강(徐敬刚) 영사는 "북한 주민들에게 피부를 기증한 이유를 물으니 대부분이 '당연한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왕 씨는 현재 대체적으로 로회복된 상태지만 목 부위 등 피부가 아직 적응되지 않아 고개를 끄덕이거나 말하는데 불편한 상태이며, 네번째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온바오 강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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