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방송에서 부패관리를 비판하다 방송 도중 교체된 추이젠빈 아나운서



중국 지역방송국 아나운서가 생방송 진행 중 지방정부 관리의 부패를 신랄하게 비난하다가 결국 불려나가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후베이성(湖北省) 징저우(荆州)방송국의 농촌 프로그램 '룽상싱(垄上行)'을 진행하던 아나운서 푸이젠빈(崔建宾)이 중국의 국가급 빈곤촌으로 선정된 팡현(房县)의 관리들이 수억위안(1위안=175원)을 들여 호화 청사를 지은 것에 대해 비판하던 중 불려나가 돌연 교체됐다.



인터넷에 게재된 3분 13초 분량의 영상을 보면 추이젠빈은 "시청자들도 (호화 청사 건립) 소식을 듣고 화가 났는지 모르겠지만 난 화가 난다"며 "팡현은 국가급 빈곤촌으로 선정된 곳이며 대부분의 초중학교들이 붕괴될 위험에 처해 있는데 답답한 관리들은 청사를 호화롭게 장식해 마치 지역 경제가 발전된 것처럼 과시하려고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중국의 부패 현상은 여전히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일부 고위 관료의 의식이 사치스럽고 타락했기 때문"이라며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인민을 위한) 마음이 저 멀리 가 있는만큼 꺼져달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추이젠빈은 지방정부의 처사를 신랄하면서도 제작진의 눈치를 살폈다. 영상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프로그램 관계자들이 그를 말린 것으로 보인다. 추이젠빈은 결국 "계속 진행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아쉬운 표정으로 화면에서 사라졌다. 갑자기 방송사고가 발생하자, 방송국 측에서는 '룽상싱' 프로그램 광고로 대체했다. 그리고 광고를 내보내는 동안 황급히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여자 아나운서가 방송을 계속 진행했다.



이같은 '지방정부 성토 발언'은 여과 없이 방송됐으며 인터넷을 통해 해당 방송이 확산되면서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한편 문제가 된 팡현은 정부의 빈곤 구제 보조금을 받는 지역인데, 최근 4억위안(668억원)을 들여 농민들의 생활 터전에 직원 912명이 근무하는 대규모 호화 정부 청사를 건설 중인 사실이 알려져 비난받았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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