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호 사장 "빨간 불 켜진 수출전선…위기해법은 선택과 집중"

예산 아껴 상품전 확대

글로벌 지원단 신설 등 조직개편도 단행키로



[한국경제신문 ㅣ 박수진 기자] KOTRA에는 지난 6월 ‘겹경사’가 있었다. 창립 52주년 기념일(21일)이 있었고, 그 직전 18일엔 정부가 실시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A등급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 함께 두 곳뿐이었고, 특히 3년 연속 A등급은 1984년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제도가 도입된 후 KOTRA가 30년 만에 처음이었다. 자랑하고 축하받을 일이었다.



그러나 KOTRA는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가시지 않은 상황인 데다 상반기 수출실적(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마저 저조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오영호 KOTRA 사장(사진)은 28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상반기에 KOTRA가 한다고는 했는데 원화 강세에다 신흥시장 침체 등 대내외 환경이 나빠지면서 수출 실적이 저조했다”며 “하반기엔 더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2011년 말 취임 후 3년 연속 기관평가 A등급을 받은 데 대해 “아직 그런 자랑을 할 때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오 사장은 이날 앞으로의 과제를 강조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연평균 수출 증가율이 10%대 후반이었는데 이제는 2%만 달성해도 선방한 것으로 생각하는 상황이 됐다”며 “하반기 수출 증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과제를 두 가지로 요약했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조직개편’이다. ‘선택과 집중’ 전략에 대해 그는 “하반기에 중국 소비재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두 가지를 준비했다. 첫째는 톈진과 선전에 무역관을 추가 신설하는 계획이다. KOTRA는 현재 중국에만 17개, 전 세계에 122개의 무역관을 운영 중이다.



톈진은 베이징 아래에 있는 항구도시로 물류 중심지다. 선전은 홍콩과 가까운 경제특구다. 이 두 지역을 수출기지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사장은 “중국에서 우루무치 같은 신시장을 개척하고 친환경 산업, 스마트시티 등 새로운 유망 분야도 적극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스스로 실탄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오 사장은 “지난해 상반기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졌을 때 정부로부터 예비비 50억원을 지원받아 신흥시장 중심으로 마케팅 행사를 벌여 수치를 2.1%까지 끌어올렸다”며 “올해는 예비비를 받기 힘든 만큼 자체 예산을 만들어 중국에서 마케팅 행사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역관에서 쓰는 차량유지비 등 고정경비를 줄여 20억원을 만들고, 이를 중국 칭다오 한국상품전(9월 예정) 등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조직 개편방안도 밝혔다. 한국 기업의 해외 정부조달시장 참가를 지원하는 ‘G2G 교역지원단’, 러시아·북한 진출 등을 돕는 ‘글로벌전략지원단’을 신설하고 본사 인력 일부를 중국 러시아 인도 두바이 과테말라 등 신흥시장 무역관에 전진 배치할 계획이다.



한편 KOTRA는 이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코트라’ ‘kotra’ ‘무공’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 자사 명칭을 KOTRA로 통일해 줄 것을 언론사에 공식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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