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우 씨는 부모를 살해해 놓고도 페이스북에 "실종된 부모를 찾는다"는 페이지를 개설했다. 





홍콩에서 20대 아들이 부모를 죽인 것도 모자라 시체를 훼손하고 장기를 소금에 절여 냉장고에 보관한 사건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홍콩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홍콩고등법원은 지난 5일 홍콩 타이콕추이(大角咀)에서 발생한 부모 살해사건의 용의자 29세 아들 저우(周) 씨와 친구 셰(谢) 씨에 대한 심리를 진행했다.



이들을 기소한 검찰에 따르면 무직 상태의 저우 씨는 지난해 3월 1일 새로 구한 거처를 보여준다며 부모를 하이싱(海兴)빌딩으로 초대한 후 살해했다. 당시 빌딩 인근의 CCTV에는 사건 당일 오전 11시 40분 세 사람이 함께 빌딩으로 들어갔으며 20분 후 아들 혼자 나오는 장면이 담겨 있다. 저우 씨와 친구는 살해 후 시신을 훼손해 냉장고에 나흘간 보관한 후 차에 싣고 시신 일부를 인근 해변에 유기했다.



저우 씨는 3월 14일 경찰에 "부모가 여행을 갔다가 실종됐다"고 신고하고 페이스북에도 "실종된 부모를 찾는다"는 메시지를 게재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자들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아파트를 수색해 훼손된 시신을 찾았다. 놀랍게도 아파트 냉장고 안에는 피해자들의 머리와 함께 장기가 도시락통에 염장된 채로 발견됐다.



조사 결과, 저우 씨는 범행을 저지르기 나흘 전 친구와 슈퍼에서 고기절단용 칼을 구입하는 등 범행을 사전에 준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저우 씨는 경찰 진술에서 "부모를 데리고 가면 친구와 함께 미리 준비해 둔 칼로 나는 아버지를, 친구는 어머니를 죽이기로 했다"며 두 사람의 살해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시신 훼손에 대해서는 자신이 아니라 친구 셰 씨가 했다고 부인했으며 셰 씨는 저우 씨의 지시대로 시체를 훼손한 것이라 주장했다.



저우 씨는 살해 동기에 대해 "부모와의 관계가 점차 악화됐다"며 "부모가 실종된 후 7년이 지나면 사망처리되고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게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6일 재판에서는 저우 씨가 지인들에게 자신이 사이코패스라고 주장한 사실도 공개됐다. 그는 친구와의 메신저 대화에서 "나는 사이코패스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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