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제주도를 찾은 중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의 모 건설업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최근 서울 근교의 짓다만 건물을 중국 자본가가 2900억원을 투자해 인수했다고 한다. 근년 들어, 서울 뿐 아니라 제주도, 강원도에 중국자본의 투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근년 들어, 중국관광객이 밀려오는 동시에 중국자본의 한국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그들은 왜 한국에 투자하며, 우리는 중국 투자를 어떻게 봐야하나?



우선 중국 국내의 상황을 살펴보자. 첫째, 중국의 부동산제도는 소유권이 없으며 사용권만 보장하고 이를 매매하고 있다. 한국의 부동산과 비교해 가장 큰 특징은 중국 부동산은 유산으로 자손 대대로 남겨줄 수 없는 불안정한 재산이다.



둘째, 중국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 중국 부동산 거품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며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하향세를 타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아시아 최고 갑부인 홍콩의 리카싱 회장은 중국의 부동산을 꾸준히 정리하고 있다.



세째, 중국경제가 발전하면서 중국 자본과 자본가의 국제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 자본가들은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빌딩을 사들이고 있다.



네째, 중국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 분위기에 위축돼 재산을 해외로 분산하는 분위기이다. 시진핑 정부가 들어서자, 지난해부터 베이징에서는 대리인을 내세운 아파트 매물이 늘어났다. 얼굴을 드러내지 못하고 대리인을 내세운 주인은 관료 혹은 공무원들이다.



중국인의 한국 부동산 투자에서 주목할 특징이 있다. 이들의 투자는 한국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점이다. 중국자본으로 지어진 한국내 빌딩은 다시 중국인을 상대로 분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도에 중국 자본으로 지어진 호텔 분양 사무소는 서울이 아니라 베이징에 있다. 중국의 큰손이 국내에 들어와서 부동산을 사들이고 이를 작게 나누어 중국의 작은손에 이윤을 남기고 넘기는 방식이다.



이렇게 구성된 건물을 중심으로 차이나타운이 형성될 것이며 이같은 차이나타운은 또 중국관광객을 유치하게 될 것이다.



이같은 건물의 임대인은 중국인 혹은 내국인이 될 것이다. 머지않아 서울에서 한국인이 중국인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지불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한 국내 여론은 부정적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언론은 이같은 미래의 현상을 "중국자본, 한국 시장을 삼키다", "김사장님, 왕서방네 건물 세입자 신세로" 등의 제목을 달고 부정적 여론을 만들어 낼 것이다. 미리 한번 계산을 해보자. 이득을 보면서도 나라를 빼앗겼다는 어리석은 해석을 막기 위해서...



가령 2900억의 중국인 투자로 건물이 지어졌다면, 이를 다시 중국인에게 분양해 추가로 수백억원이 국내로 유입될 것이다. 그리고 중국 관광객을 유치해 추가로 경제적 플러스가 발생할 것이다. 또한 국내의 중국관광객 증가와 함께 이들의 국내소비 규모 또한 더욱 늘어날 것이다.



국내에 유입된 위안화는 중국 인민은행의 통제권을 벗어나 한국은행의 통제권에 있는 한국자본이다. 한국 영토 내의 그 어떤 행위와 사건도 한국의 법과 제도에 의해 관리된다. 그리고 한국의 법과 제도는 한국 국민이 뽑은 정치인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와 같은 상황은 중국에 투자된 한국자본 역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한국 국내로 유입되는 위안화는 곧 한국의 자본이 되는 것이다. 중국자본가가 매입하거나 개발한 서울의 빌딩은 중국 국가 소유의 베이징 빌딩을 한국 국가 소유로 이전한 셈이다. 베이징의 돈 되는 빌딩을 서울로 옮겨온다면 우리 국가경제에 이득일까? 손실일까?



우리 국내경제의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중국 자본을 대규모로 흡입해서 경제를 살리는 것과 정부가 돈을 많이 찍어내서 경제를 살리는 것 중 어느 쪽이 우리 경제를 살리는 현명한 방안일까?



현재 우리 경제의 실정을 감안하면, 우리 정부나 기업이 돈을 풀어서 경기를 살리는 것과 중국 자본을 대규모로 유치해서 경기를 살리는 것 중 어느 길이 현실적일까?



국제화 시대에 국내 경제와 자본의 국제화는 피할 수 없다. 제주도에 국제적 개발 자본이 집중됐지만 장기적 지역발전계획의 부재, 국제적 안목과 감각의 부재로 인해 대외개방 정책의 일관성을 잃었다.



외국자본을 유입하기 위해서는 외국자본의 성격과 요구를 잘 파악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국제적 신용을 쌓아야 한다. 그리고 자본의 유입, 유출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 유입은 쉽고 유출이 어려우면 한국시장은 자본이 썩는 시장이 된다. 퇴로를 봉쇄한 유인책은 먹히지 않는 법이다.



지난 1992년 한중수교 이후 20여년의 세월을 돌아보자. 우리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한류현상이 발생했고 우리는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대중국 흑자가 발생했으며 우리는 별 노력도 안 했는데 중국관광객이 자발적으로 찾아와서 시장활성화에 보탬이 되고 있다.



중국인이 우리의 드라마를 보고 상품을 사고 우리를 찾고 있지만 주도성과 적극성의 측면에서 이미 공은 중국으로 넘어갔다고 봐야 한다. 한중 수교 이후, 우리 자본과 기술의 중국 진출 흐름은 이미 역류 현상으로 돌아섰다.



한중FTA와 남북관계 변화에 따른 한중 육로 개통으로 우리 경제는 큰 변화와 함께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한반도 역사상 단 한번도 없었던 천운의 시대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조금만 지혜로와지면 한반도는 동아시아의 심장이 될 수도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 리더그룹이 절실하다. 당대의 시대정신과 21세기 국제사회와 인류문명을 정확히 읽는 리더그룹.



하늘이 시대사적 복만 내려준 것인지, 인복까지 내려준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관련뉴스/포토 (12)
#태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