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여파로 실적 악화


최대주주 지분 15.3%, 320억에 中 랑시에 넘겨



[한국경제신문 ㅣ 임현우 기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유아복 전문업체인 아가방앤컴퍼니를 중국 패션업체가 인수한다. 한국 유아업체들이 중국의 산아 제한 완화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얻을 것이란 시장의 기대와 달리 오히려 중국 자본에 넘어가게 된 것이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최대주주이자 공동대표인 김욱 회장이 보유 중인 지분 15.3%(427만2000주)를 라임패션코리아에 32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3일 밝혔다. 라임패션코리아는 아가방앤컴퍼니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214억원을 더 투자하기로 했다.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라임패션코리아의 지분율은 30%대로 높아지게 된다.



국내 소비자들에겐 낯선 라임패션코리아는 중국의 유명 여성복 업체 랑시그룹의 한국법인이다. 랑시그룹은 국내 여성복 업체 대현과 ‘주크’ ‘모조에스핀’의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고 중국에서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급성장하는 현지 유아동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 유아복 브랜드에도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가방 관계자는 “김 회장은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 방어에 어려움을 느껴왔고,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아가방이라는 브랜드를 살릴 방안을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1979년 설립된 이 회사는 ‘국민 유아복’으로 꼽히는 아가방을 비롯해 에뜨와, 엘르, 디어베이비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매출이 2011년 204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해마다 줄고 있고, 올 상반기에는 영업손실을 내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실적 악화는 아가방앤컴퍼니뿐 아니라 토종 유아업체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저출산 탓에 국내에서는 ‘탈출구’를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기회의 땅’이라고 불리는 중국 사업 역시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 쉽지 않아서다. 인터넷 직구를 통한 해외 유아용품 구매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사업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려는 ‘차이나 머니’의 움직임은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블루독, 밍크뮤 등의 아동복을 생산하는 서양네트웍스가 홍콩 펑그룹에 인수됐다.



아가방앤컴퍼니는 랑시그룹에 인수되는 것을 계기로 중국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들어 중국 내 가두점을 정리하고 백화점과 쇼핑몰 중심으로 전환해 이미지를 고급화하는 작업을 해 왔다.



이날 아가방앤컴퍼니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전날보다 1000원(14.93%) 상승한 7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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