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전 마르코 폴로(馬可波羅)시대부터 '동양의 베니스(威尼斯)'로 알려진 장쑤(江蘇)성의 쑤저우(蘇州)는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蘇州와 杭州가 있다(上有天堂, 下有蘇杭)"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항저우와 함께 중국에서 자연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거미줄처럼 연결된 운하와 다리, 어미지향(魚米之鄕)이라는 칭호를 갖게 한 요리 등도 유명하지만 무엇보다 쑤저우를 대변하는 것은 '천하제일'이라는 원림(園林)문화이다.



원림은 송나라 때 많이 만들어졌는데, 明.淸代에 이르러 마침내 '천하의 원림은 강남에 있고, 그 중 쑤저우의 정원이 으뜸이다' 라는 말을 탄생시켰다.



쑤저우의 정원의 특징은 정교함으로, 면적은 그리 크지 않지만 배치구조는 천차만별이며, 또 자연미를 그대로 살렸다. 즉 바탕에 깔린 철학은 마치 선(禪)과도 흡사해서 자연에 순응하려는 설계자의 의도가 잘 나타나 있다.



송나라 때부터 지어진 정원은 200개소에 이르나 복원과정을 거쳐 개방한 곳은 10군데 정도. 그 중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4㎞ 떨어진 유원거리에 위치한 유원(留園)은 명나라 때 건축된 대표적인 원림작품으로 꼽힌다.



쑤저우 4대 정원중의 하나인 이곳은 1593년에 건설되었는데, 원래는 명나라 관리의 사원(私園)으로, 주인이 유씨인 까닭에 '유원(劉園)'이라 불리다가 전쟁중에도 고스란히 남겨지자 그 의미로 '남을 유(留)'자를 써서 유원이라 개칭하였다. 이후 1953년 정부에 의해 개수된데 이어 1961년에는 전국중점보호단위 중 하나로 지정되었다.



부지면적은 총 3㏊로 중.동.서.북 네 부분으로 나뉘는데, 영역마다 제각기 다른 풍광을 자랑하는 한편 모든 배치에 있어 직선과 곡선, 밝음과 어둠, 높고 낮음을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4개 구역은 각각 산수, 건물, 자연경관, 전원풍치를 주제로 설정되었는데, 그 중 중원의 중앙에는 못이 있으며, 동원의 '오봉청(五峰廳)'은 쑤저우 원림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 건축물이다. 서원은 주로 토산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북부는 전원풍광구역이다.



<2004년 3월 8일∼3월 14일 제1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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