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武汉)은 중국 중앙부 후베이성의 성도로 창강(长江) 중류지역에 자리한 상공업 도시다. 베이징과는 철도로, 상하이와는 수로로 연결되는 내륙교통의 요지로 예로부터 ‘9개의 성으로 통하는 대로’로 불리어 왔다.

















▲ 석양이 질 무렵의 동후(東湖)



이곳은 각각 독특한 특색을 가지고 있는 세 지역이 하나로 합쳐져 이루어졌는데 창강의 동안(东安)에 위치한 1천700년 전 오나라 손권의 마지막 수도였던 무창구(武昌区), 창강의 서안(西岸)에 위치한 공업지역 한양구(汉阳区), 1858년 톈진조약으로 영국, 독일, 러시아, 프랑스의 조계지가 있었던 한구구(汉口区)가 그것이다.



‘혁명의 도시 ’ 우한(武汉)



우한은 3천500년 전부터 번화했던 도시답게 많은 별칭을 가지고 있다. 먼저 ‘혁명의 도시’. 청나라 말기, 어지러운 나라를 새로 세우고자 봉기한 50만 태평천국군이 청나라 군대와 맞서 싸워 처음으로 함락시킨 도시이며, 1911년 10월 10일에는 쑨원(孙文)이 이끄는 혁명파가 신해혁명군 정부를 세우고 중화민국을 세울 뜻을 모은 곳이기도 하다.



중국 국토의 중심지이기에 ‘중국의 배꼽’이라고도 하며, 여름날씨가 40도를 오르내릴 정도로 더워 충칭(重庆), 난징(南京)과 함께 ‘중국의 3대 화로’라 불리기도 한다.



옛 시인들의 자취를 따라...



우한(武汉)에는 오랜 역사에 걸맞게 많은 유적과 유물, 우리 생활 속에 자주 회자되는 고사성어














▲ 황학루 야경



들의 고향으로 가슴에 와 닿는 볼거리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후난성 악양루(岳阳楼)와 장시성 등왕각(腾王阁)과 함께 강남의 3대 명루(名楼)에 드는 ‘황학루(黄鹤楼)’는 우한을 대표하는 명소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삼국시대(서기 223년)에 지어진 황학루는5층 전망대에 오르면 동호는 물론 창강(장강)과 그 지류인 한수이강(汉水)이 합류하는 두물머리가 내려다 보이는 등 경치가 수려하다. 예부터 많은 시인 묵객들이 즐겨 이곳을 찾아 시를 읊었는데 기록에 남아있는 것만 300수 이상이며, 황학루 경내 곳곳에서 왕희지, 조맹부 같은 명필들의 글씨로 만들어 놓은 시비 등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당나라 시인 최호(崔颢)가 쓴 ‘황학루’라는 칠언절구 시가 가장 유명한데 다음과 같다.



“옛날 선인은 이미 황학을 타고 가버리고 이 곳에는 텅빈 황학루만 남았네 / 한번 가버린 황학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흰구름만 천년을 유유히 흐르네 / 맑은 강물에는 한양(汉阳)의 나무들이 역력하고 향내 나는 풀은 앵무주(鹦鹉洲)에 무성하구나 / 날은 저무는데 고향은 어느 쪽인가, 강 위의 자욱한 안개 물결이 더욱 시름겹게 하네”



‘지음(知音)’을 만나다



우한 시내 거북산 서쪽 한수이가 장강에 합류되기 직전 강변 야트막한 둔덕에 자리잡은 고금대














▲ 종자기에게 허리를 굽히는 백아



(古琴台)는 옛 정자와 같은 곳이다. 한나라 때 백아(伯牙)와 나무꾼 종자기(种子期)의 우정을 기념하기 위해 명나라 때 지은 고금대에는 그 옛날 유백아가 거문고를 연주하던 자리, 유백아와 종자기가 함께 인사하는 돌 조각들과 함께 유백아가 종자기를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종자기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거문고를 팽개치는 장면까지 세 장면을 인형들로 재현해 놓고 있다. 규모보다는 그곳에 얽힌 일화가, 특히 한자 고사성어 문화를 익혀온 우리 한국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



우한 동쪽 교외에 위치해 있는 동호(东湖)는 항저우에 위치한 서호(西湖)와 쌍벽을 이루는 명승지이다. 전국시대 시인이자 충신이었던 굴원(屈原)이 모국 초나라가 쇠퇴해짐을 안타까워하며 우국충절의 시를 남겼던 곳이며, 태평천국군에 가담했던 9명의 여성의 유해가 묻혀있














▲ 전통건축물이 즐비한 장한루



는 구녀돈(九女墩)이 과거의 역사를 전하고 있다.



이외에도 초나라 시대 금속 타악기인 편종(编钟), 월나라 왕 구천의 장검인 월왕검 등 역사적 유물이 많이 전시되어 있는 호북성 박물관이 동호 인근에 있으며, 희로애락을 나타내는 다양한 표정의 오백나한상으로 유명한 귀원사(归元寺) 등도 볼만한 유적이다.



19세기 조계지였던 한커우의 장한루(江汉路)일대는 전통건축물들이 늘어서 있어 거대한 건축박물관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특히 근세건축의 멋을 한껏 살린 카페와 백화점이 밀집해 있고, 주요건물에는 역사적 배경을 설명해주고 있는 장한루는 보행자 천국.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