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바오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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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et] 한국 드라마, 영화, 케이팝이 인기를 얻으면서 외국인들의 한국어 학습으로 이어졌다. 2007년 몽골, 중국, 미국 3개국에 세종학당 13개소가 처음 설치된 이래 2016년 현재 57개국 143개소로 늘어난 세종학당은 외국인들에게 한국과 한국문화를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12일 네팔, 러시아, 몽골, 베트남, 불가리아, 체코, 카자흐스탄, 태국, 중국 등 42개국 88개소의 교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용산 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8회 세계한국어교육자대회(The 8th World Korean Educators Conference)’에서다.
▲ 42개국 세종학당 88개소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원들이 12일 ‘제8회 세계한국어교육자대회’에서 자국 국기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번 행사는 베트남, 라트비아, 바레인, 말레이시아, 미얀마, 뉴질랜드, 호주, 폴란드 등 올해 새로 문을 연 신규 세종학당 9개소에 대한 지정서 전달식으로 시작됐다.
▲ 송향근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이 ‘제8회 세계한국어교육자대회’에서 올해 신규 세종학당 9개소의 관계자들에게 지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이어 ‘한국어로 한류의 꽃을 피우다’는 주제로 한국 전문가들이 세계 속 한국어 보급의 현재를 진단하고, 한국어 확산을 위한 방법 등에 대해 토론하는 포럼이 이어졌다.

조현용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장은 ‘우리집’, ‘우리나라’처럼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 한국어는 공동체 의식을 반영하며, ‘미운정 고운정’, ‘미운놈 떡 하나 더 준다’라는 표현에서 한국인은 정이 많은 민족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한국어에는 한국문화와 한국인들의 사고가 담겨 있다”며“언어를 가르치되, 언어 속에 담긴 한국 문화와 삶에 대한 깨달음까지 알려준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 정관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제8회 세계한국어교육자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조현용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장(왼쪽부터), 정용실 KBS 아나운서, 안수욱 SM엔터테인먼트 대외제휴협력본부장이 ‘한국어로 한류의 꽃을 피우다’는 주제로 한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안수욱 SM엔터테인먼트 대외제휴협력본부장은 “한류 콘텐츠 중 드라마, 음악이 큰 붐을 일으키는 이유는 좋아하고 애정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이 있기 때문”이라며 “좋아하는 가수, 배우들에 대한 애정의 표현을 한국어를 공부함으로써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거나, 한국어로 만든 플래카드로 보여준다. 이처럼 한류의 인기는 자연스럽게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JTBC ‘비정상회담’에서 유창한 한국어로 재치 있는 말솜씨를 뽐내며 인기를 얻은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몬데(Alberto Mondi)와 미국 출신의 마크 테토(Mark Tetto)도 이어진 토크쇼에 참석해 한국어를 능숙할 수 있게 된 과정을 에피소드와 함께 들려주었다.
▲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미국 출신의 마크 테토(왼쪽)씨와 알베르토 몬데 씨가 한국어 공부하며 경험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한국에 온지 9년 된 알베르토 씨는 “학원을 다니면서 배운 것이 아니라, 한국 회사를 다니면서, 그리고 한국인 아내를 만나면서 살아있는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며 “다양한 표현을 가진 한국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고,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공부하게 됐다. 한국어는 노력과 고생 없이는 절대 배울 수 없는 언어다”고 말했다.

대학 시절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보고 처음으로 한국에 관심을 가졌고, 지금은 서울 북촌에 한옥을 장만해 살고 있을 정도로 한국에 푹 빠진 마크 씨는 “한국어를 배울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문법보다도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어색하지 않은 표현을 배우는 것”이라며 “존댓말 등 한국어를 하면서 수없이 실수를 했지만, 그런 실수를 통해 많이 배웠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히 실수를 하라”고 조언했다.

세계한국어교육자대회 참가자들은 15일까지 서울에 머물며 한국어 발음, 어휘 등교육연수에 참여한다. 또한 ‘세종학당 우수 수업 경진대회’, 국립한글박물관의 한국어·한국문화 콘텐츠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손지애 코리아넷 기자
사진 전한 코리아넷 기자
jiae5853@korea.kr
1. 린다 쉬테클로바 교사 (Linda Stockelova, 체코 프라하 세종학당)
-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2013년 체코에 처음으로 세종학당이 들어선 뒤부터 지금까지 3년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영화 ‘올드보이’를 보면서 한국을 처음 알게 됐고,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영화 속 한국어를 들었을 때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다. 그 순간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2011년 6개월 동안 성균관대에서 한국어를 공부했다. 한국어를 배울 때 정말 어려웠지만, 하나씩 알아가면서 더욱 재미있어졌다.

- 체코에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인기가 어느 정도인가?
체코에서는 한국어,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체코인들은 케이팝, 드라마, 영화를 즐겨본다. 특히 프라하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은 굉장히 인기가 많았다. 그 외에도 ‘그녀는 예뻤다’ ‘별에서 온 그대’ 역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또한 삼성, 현대 등 한국기업들도 많이 진출하면서 체코인들에게 한국은 친숙한 나라가 됐다.

- 한국어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계속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 한국인 친구들과 많이 교류하고, 한국 영화, 드라마들을 보면서 한국어 듣기, 말하기 실력을 더 늘리고 싶다.
2. 라이나 보리쏘바 베네바 교사 (Raina Borissova Beneva, 불가리아 소피아 세종학당)
-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16년 전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 그 당시 한국어는 중국어, 일본어만큼 잘 알려지지 않을 때였다. 한국어라는 새로운 언어가 그냥 궁금해졌다. 한국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됐고, 한국어를 깊이 있게 배우기 시작했다.

- 불가리아에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인기가 어느 정도인가?
불가리아에서 한국에 대한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알 정도다. 한국제품뿐만 아니라 언어, 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그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드라마, 케이팝을 넘어서 특히 국악 등 한국전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한국어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더 많은 불가리아 사람들에게 한국어, 한국문화, 그리고 한국전통을 알려주고 싶다. 그런목표로 세종학당에서 2년 동안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 가장 보람되는 순간은 한국어에 대한 관심, 열정, 배움의 기쁨, 그리고 감사함이 담긴 학생들의 눈을 볼 때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나에게 행복이다.
3. 발렌팉나 츠비코바 교사 (Valentina Tsybikova, 러시아 울란우데 세종학당)
-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러시아 부랴트국립대학원에서 중국현대문학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2007년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유학 오게 되면서 한국문화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때부터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게 됐다.

- 러시아에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인기가 어느 정도인가?
총 80명 중 10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중·고등학생, 대학생 등 다양한 연령의 학생들을 2년 동안 가르쳐왓다. 러시아에는 엑소, 빅뱅 등 케이팝 아이돌그룹들이 굉장히 인기가 많다. 한국 드라마도 즐겨볼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

- 한국어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아직 한국어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 좀 더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어 실력을 높이고,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더 잘 가르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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