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에 각별한 애정...손석희도 직접 영입
‘제3의 개국’은 ‘어전회의’는 중앙일보에 관한 것이었지만, 홍석현 회장은 JTBC에도 중앙일보 못지않은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홍 회장은 JTBC의 설계부터 운영, 인사영입까지 주도했다. 태블릿PC 조작보도를 주도한 손석희 사장을 영입한 것도 아들 홍정도 사장이 아니라 홍석현 회장이다.
홍석현 회장은 JTBC 설립에 1500억원의 사재를 털어 넣었다. 홍 회장은 JTBC 설립으로 2011년 중앙미디어네트워크를 창립, 여기에서도 회장에 올랐다. 중앙미디어네크워크는 JTBC와 중앙일보의 대주주다. 신문기자 출신인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제3의 개국’에서 중앙일보 시절의 홍석현 회장을 묘사한 것으로 봐야 한다. 홍 회장은 중앙미디어네트워크 회장에 올라서도 중앙일보 체제와 같은 리더십을 펼쳤을 것이다. 어전회의를 하고 충성을 요구하는 ‘유일체제 리더십’은 JTBC에도 이식됐다고 봐야 타당하다.
2015년에 아들 홍정도가 JTBC·중앙일보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지만, 홍정도 대표는 새내기 리더로 아직은 대통령 끌어내리기와 같은 이슈를 기획하고 주도할만한 인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홍정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조롱하는 게시글을 올렸다가 본지에 의해 발각되자, 즉각 삭제하기도 했다. 주도면밀한 기획자의 모습이라기보다는, 흐름을 잘 모르고 덤벙대는 초짜에 가까운 모습이다.
게다가 태블릿PC 조작보도를 주도한 손석희 사장을 영입한 인물도 홍석현 회장이다. 홍 회장은 자신의 수필집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습니다(쌤앤파커스, 2016년 12월 출간)’에서 손석희 사장 영입을 대표적인 공적으로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물론 손석희 사장의 JTBC 입사는, 자신의 미네소타대학교 석사논문 표절 적발과 갑작스런 성신여대 교수직 사퇴 등과 맞물려 이뤄졌다는 점에서 홍석현 회장의 ‘삼고초려’ 설은 진위 여부가 불투명하다.
어쨌든 홍석현 회장은 손석희 사장의 영입을 삼국지의 삼고초려에 비유했다. 홍 회장은 손 사장이 두 번이나 제의를 거절했다며 세 번째 제의를 극적으로 묘사했다.
“하지만 왠지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바람이 제법 차갑던 어느 날 자연스레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먼발치에서 보던 대로 깨끗하고 순수한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는 술잔을 앞에 놓고 이런저런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 분위기가 무르익다 보니 방송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더군요. 저는 한 번 더 간청해보았습니다. 한참 생각하던 손 사장이 그럽디다. 모든 걸 믿고 맡겨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