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어선택






















▲ 서울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조선일보] UN(국제연합) 소속 중국 외교관의 부인과 가족이 서울에서 택시 뺑소니 봉변을 당해 주한(駐韓) 중국대사관이 발칵 뒤집혔다. 주한 중국대사관과 피해자 남편이 소속된 주한 UN 경제사회국 산하 거버넌스센터(한국사무국) 측이 담당 서울 마포경찰서의 조사에 불만을 품고 한국 외교부를 통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의 형사처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외교적 파장도 예상된다.







지난 1월 12일 저녁 중국 국적의 린(林·여)모씨는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 앞에서 택시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택시 밖으로 나뒹굴어 떨어졌다. 목적지에 도착한 린씨가 카드로 결제하려고 하자 택시운전사는 현금으로 내라고 요구했다. 린씨가 택시운전사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하자 운전사는 한국 말로 심한 욕설을 내뱉었다. 린씨에 따르면 택시기사는 린씨의 휴대폰과 신용카드를 빼앗아 차 안에 집어던지기도 했다. 택시기사는 린씨에게 택시에서 내리라고 했고 린씨가 미처 내리기도 전에 차를 출발시켰다.







택시에는 린씨의 어머니가 타고 있었고 택시기사는 린씨 어머니를 태운 채 100m가량을 달렸다. 린씨의 어머니는 주간조선에 “택시기사가 딸을 내리게 한 다음 나를 싣고 갑자기 달려 ‘납치야’라고 중국말로 소리를 질렀다”며 “한국말도 못하는데 딸도 길바닥에 쓰러지고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린씨의 어머니를 싣고 달리던 택시는 교통정체로 얼마 못 가 멈췄고, 린씨는 마침 인근에 있던 의경의 도움을 받아 서울 여의도의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린씨는 임신 3개월 된 임산부다. 사고 직후 실려간 병원 응급실에서도 복중의 태아손상을 염려해 ‘X-레이’와 ‘MRI’ 등 정밀검사를 충분히 받지 못했다. 이에 팔과 다리에 깁스만 한 채 복중 태아에 이상이 있을까 봐 염려하며 애를 태우고 있다. 한국 외교부 장관이 발급한 ‘전문가 부인’ 신분으로 체류 중인 린씨는 중국 교육부가 파견한 국비유학생이다. 미국 하버드대 방문학자 출신으로, 서울에 있는 한 대학에서 한국철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한국말도 유창한 편이다.







주한 중국대사관 측은 지난 1월 13일 참사관을 보내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대사관 영사부를 통해 관계 당국이 사건처리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중국대사관을 비롯 사건 관계자들은 “사고 직후 담당 경찰이 택시기사의 음주 여부나 약물복용 여부도 검사하지 않고 그냥 보냈다”며 “CCTV 화면과 주변 증인 확보도 미루고 전화도 피하는 등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경찰 조사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린씨는 “한국인이 예의도 바르고 좋아서 남편과 오게 됐는데, 이런 봉변을 당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경찰서의 담당 조사관은 “해당자의 신분을 잘 알고 있다”며 “정확한 사건 내용은 조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태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