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어선택


[조선일보] 국내 카드사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중국에서 결제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3일 “중국의 주요 은행들과 국내 신용카드로 중국에서 결제를 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 구축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해외 카드사들의 중국 내 결제 시스템 구축을 허용함에 따라 이 같은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현재 복수의 중국계 은행들과 ATM망을 연결하는 상호 연계 시스템 구축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중 시스템 구축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ATM 연계망이 구축되면 중국에서 국내 신용카드를 이용한 카드 결제 뿐만 아니라 현금입출금기(ATM)를 통한 현금 출금과 잔액 조회 등 기본적인 업무도 볼 수 있게 된다.







현재 중국에서 신한, KB, 삼성, 현대, BC 등 국내 신용카드를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국영 카드사인 은련(中國銀聯·Union Pay)의 결제망을 통해 신용카드 위안화 결제를 하도록 제한해 왔다.







중국을 찾는 한국 관광객은 현지 결제를 위해 원화를 위안화로 바꿔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국제 브랜드카드와 제휴를 맺은 신용카드는 고급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 극소수의 가맹점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이마저도 터무니 없이 비싼 수수료를 내야 하는 데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결제가 불가능해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카드 대신 현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국 최상위 행정기관인 국무원이 2015년 6월 1일부터 해외 신용카드사들의 결제 업무를 전면 허용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지급결제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은 중국과의 ATM망 연계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은련 결제망’이 아닌 국내 금융사들이 참여 가능한 자체적인 결제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의 신용카드시장 개방은 ‘은련의 신용카드 결제사업 독점이 국제 규정에 위배된다’는 2012년 세계무역기구(WTO)의 판결이 계기가 됐다. 이러한 판결에 따라 마스터카드는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승인 없이 일부 인터넷 쇼핑몰에서 위안화 결제 사업을 강행하다가 2013년 중순 런민은행으로부터 제재 명령을 받기도 했다.







이후 해외 카드사들의 개방 요구가 꾸준히 빗발치면서 중국 국무원은 2014년 10월 30일 중국 내 신용 카드 시장을 해외 카드사에 단계적으로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국무원은 반년 넘게 구체적인 허용 범위를 미루다가 2015년 6월1일부터 현지 법인 설립이나 현지 신용카드사 인수합병을 조건으로 해외 카드사들의 중국 신용카드 시장 진출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관광담당 부처인 국가여유국 통계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은 2014년 400만명을 넘어섰다. 런민은행에 따르면 2014년 중국의 신용카드 발급건수는 49억장이었으며 신용카드 결제 금액은 42조위안(약 7500조원)에 달했다.




관련뉴스/포토 (12)
#태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