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난의 진짜 역사를 보기 위해 찾은 이곳은 ‘마안령 화산구’.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지질공원 중 하나다.약 2만 7천 년 전,무려 100만년 동안 지속된 화산 폭발로 생긴 하이난 ‘화산구’의 검은 속살을 볼 수 있다. 용암과 파도,혹은 차가운 공기의 합작품. 하이난의 ‘주상절리’는 제주의 것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면서 다른 느낌이다.한 때 불이었다가 물이었다가 마침내 억겁의 시간을 거쳐 돌이 된 하이난의 진면목을 마주한다.20분 정도만 더 올라가면 마안령 화산구의 해구 최고점에 도달한다.이 위에서 천천히 내려다보니 하이난이 크고 작은 화산구로 이뤄진 거대한 화산섬이라는 게 조금은 실감이 난다. ”이 화산구 주변에는 대략 40개의 화산구와 10여 개의 용암터널이 있습니다.하이난에는 총 101개의 화산구가 있어요” 하이난에 수많은 화산구가 있지만 관람이 가능한 분화구는 여기 마안령 뿐이다.분화구의 크기는 깊이 약 70m, 직경 130m에 이르는데 수풀로 뒤덮인 탓에 크기가 가늠되지 않아 살짝 아쉬웠다.하지만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건 화산구의 식물들이다.원시시대의 특이한 지질이 잘 보존된 덕분에 교목, 관목, 균류의 다양하고도 진귀한 식물들이 화산구를 포근히 감싸며 자생하고 있다.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자연림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이 화산구의 생태계는 세계가 주목할 만큼 가치 있다고 한다.이 화산구에서 나는 진초록의 강인한 생명력을 온 몸으로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