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바오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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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小米) 레이쥔(雷军)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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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인류의 정상급 바둑 프로기사가 인공지능에 0대3으로 졌다는 것은 정말로 감개가 무량하다. 비록 이세돌과 구글 알파고( AlphaGo)가 인간과 기계간의 바둑 대결을 벌였다고 하더라도 나는 인공지능의 편에 서 있다. 다만 알파고의 승리가 이렇게 깔끔할 줄은 내 상상을 훨씬 초월한 것이다.

이번에 양회(两会,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에 참석하느라 시합을 생방송으로 보진 못했지만 지난 며칠간 지속적으로 이번 시합에 관심을 가졌다. 머리 속으로는 심지어 황룽스(黄龙士), 판시빙(范西屏), 스샹샤(施襄夏), 다오처(道策), 슈처(秀策), 우칭위안(吴清源) 등 지난 천년간 인류 최고의 바둑기사로 꼽힌 이들이 이세돌의 뒤에서 너무나도 뛰어난 세기의 대결을 어렴풋이 지켜보고 있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다.

알파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적인 우세를 지켜내는 전략에 강력한 연산능력을 더했고 끊임없는 자가학습 능력까지 갖췄다. '누구보다 똑똑하고 누구보다 더 성실한' 알파고의 강력함을 뛰어넘기는 어렵다. 알파고의 경험 축적은 그간의 인류가 경험을 축적한 경로와는 완전히 다르다. 알파고는 지난 몇달 동안 프로 2단의 수준에서 한번에 프로 9단을 제압할 정도로 진화했다.

과거에 인공지능의 시도와 비교해보면 알파고의 행동은 현재의 인간과 매우 닮았으며 갈수록 인간을 초월하고 있다. 책략, 직관, 의식 등은 예전부터 인류의 고유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현재의 알파고의 행동은 기존의 정론을 완전히 뒤집었다.

바둑 형세에서 보면 초기에는 모퉁이에 있는 인류 프로기사에게 기회가 없을 것이며 나중에는 중앙에서도 기회가 없을 것이라 여겼다. 중앙이아말로 상상력이며 기계는 마치 감각이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의 한수한수는 마치 승리의 결말을 예측하는 것과 같았다.

이같은 과정은 인류의 비애인가 아니면 복음인가? 나는 이것이 확실히 복음이라고 여긴다.

설령 경기 전에는 인공지능을 안 좋게 보던 프로기사들도 현재에 이르러서는 알파고에 대해 감탄하고 있다. 실례로 구리(古力) 9단은 경기를 참관하며 "만약 알파고가 또 이긴다면 우리는 이 몇몇 대국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으며 '바둑의 성인' 서웨이핑(聂卫平) 9단 역시 "제2국에서 알파고가 둔 제37수는 하늘의 신선이 내려와 둔 것으로 모자를 벗고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확실히 태도를 바꿨다.

알파고의 출현은 바둑 이론에서 완전히 새로운 문을 열어 젖혔다. 대국을 바라보는 경지, '실력없는 하수'의 정의 등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뀌었다. 알파고의 협조하에 인류는 바둑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현재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게다가 알파고의 기적은 근본으로 가면 역시 인류가 창조해낸 것으로 가장 우수한 인류 엘리트가 알파고의 사고 능력과 진화에 기반을 부여했다. 딥마인트 개발팀, 구글, 수십년간 인공지능 개발에 심혈과 전력을 기울인 이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오늘은 기념할만한 가치가 있는 날이다. 인공지능, 심지어 모든 인류에게 있어 시대의 한 획을 그었다. 이후 인류는 완전히 새로운 중요한 명제에 직면했다. 우리는 인공지능과 어떻게 협력하고 인공지능을 인류의 비약적인 발전에 어떻게 활용할지 말이다.

과거의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인류 능력의 항상은 기본적으로 물리적인 부분이었다. 옛 사례부터 보면 방적기가 수공작업을 대체한 것, 기차가 마차를 대체한 것이며 최근에는 위성위치측정시스템(GPS)가 세계 어느 곳이건 위치를 측정하고 통신과 지능이 결합된 실시간 정보 전송 및 상호교환 등이다.

하지만 현재의 알파고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이는 인공지능이 처음으로 인류의 진정한 사고영역에 진입했으며 인류의 분석, 판단, 결정 능력의 효율성을 직접적으로 높혀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과학기술의 진보이며 시대적 목마름이기도 하다. 인류의 정보가 단순한 통계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해나갈 때 우리는 인간과 비슷한 사고, 강력한 정보처리, 능력 판별이 가능한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협력해주길 바랬다. 이는 인류사고의 창조적 능력을 해방, 강화시켰다.

현재 우리는 이미 새로운 위대한 시대의 문턱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근년 들어 힉스 입자의 존재를 증명했고 중력파를 측정했으며 알파고가 인류의 최고 기사에게 승리했다. 우주의 비밀, 세계의 본질, 지능적 사고와 관계없이 인류의 과학기술은 완전히 새로운 계단에 올라섰다. 이같은 위대한 시대를 직접 경험하는 것은 우리의 운명이다

모든 과학기술 종사자에게 있어서는 분명 의심의 여지없이 크나큰 자신감을 얻었다. 모든 인류 생활이 행복하고 미지의 세계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열정을 불태워 계속해서 탐구해나가야 한다.

다시 이번 대결로 돌아가보자. 비록 0대3으로 지면서 이세돌의 패배는 확정됐지만 그는 인류의 바둑 기사로서의 자존감과 인류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해 끝까지 싸우는 태도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만하다. 난 여전히 매우 기대하고 있고 향후 두번의 대국에서 이세돌이 알파고의 벽을 깰 전기를 찾길 바란다.

어디까지나 강인함과 용기는 줄곧 인류의 가장 우수한 자질이다. [번역 온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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