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바오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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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인조인간이 아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실체적 인식과 상상

오늘은 인공지능에 대한 보다 더 풍부하고 깊이 있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하루였다. 오늘 들은 몇 가지 질문, 인공지능과 관련된 게시글이나 뉴스를 보면 아직 인공지능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인공지능에 대한 정확하고 구체적인 인식이 인공지능 출현과 발달에 따른 변화를 예측하고 준비하는데 있어서 시작이자, 관건적 요소이다.

인공지능이 사람과 같이 판단능력, 학습능력을 갖추었다고 하니 인조인간과 혼돈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현대인의 직업을 대체한다고 하니 인간과 비교, 접근해서 더욱 인식의 혼란이 생기는 것 같다.

인공지능은 개념이고 시스템이다. 실질적 명명을 하자면 인공지능은 지능컴퓨터(지능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와 지능이라는 두 글자가 추가된 지능컴퓨터는 어떻게 다를까?

자기 학습과 판단이 가능한 '지능' 컴퓨터를 사용한다면 구체적으로 뭐가 다를까?

구체적 예를 들어보자. 내가 소녀시대와 관련된 뉴스와 영상, 사진을 자주 보고 종종 검색을 하면 지능컴은 내가 소녀시대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 판단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소녀시대와 관련해서 내가 좋아할만한, 혹은 뉴스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정보를 알아서 보여주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내가 인식하지 못한 지식과 정보를 찾기 위해서 시간을 쓰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지식과 정보를 얻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시간낭비가 없어질 것이다. 또한 내가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편집하는 시간, 내가 쓴 문장에 적합한 이미지나 영상을 찾아서 편집하는 시간, 내가 쓴 문장의 오류를 점검하는 시간, 특정 주제와 관련한 자료 수집 시간 등 성가신 일을 지능컴이 알아서 해줄 것이다.

기존 컴퓨터 프로그램은 이미 설정된 조건에 부합하는 결과치만 내놓는 '유치한' 수준이다. 설정 조건에서 벗어나는 문제를 주면 무기력했다. 즉, 검색창에 검색어를 주어야 해당하는 정보를 검색해낸다. 이것이 사람과 다른 점이다. 사람과 같이 개떡처럼 얘기해도 찰떡처럼 알아먹지 못한다. 특히, 컴퓨터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서 이것저것 관심을 가져주고 관리해주어야 한다. 잘 모르는 주인을 만나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폐기처분된다. 기존 컴퓨터에는 지능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우리가 사용하는 노트북이나 데스크탑PC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장에도, 자동차에도, 건물에도, 가전제품에도 컴퓨터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예를 들어서 자동차에도 컴퓨터가 이미 내장돼 있다. 노트북이나 PC처럼 시각적 실체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자동차의 컴퓨터를 지능컴으로 업그레이드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핸들과 운전석이 없어질 것이다. 운전석이 없어진다는 것은 속된 말로 '운작' 직업이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구글이 무인카를 개발한다는 것은 곧 인공지능, 지능컴을 탑재한 자동차를 만든다는 의미이다.

운전석을 없앨 수 있는 이유는 목적지까지 가는 도로 정보를 인식하고 실시간 도로 현장상황을 판단, 대응할 수 있는 지능컴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공시대의 자동차에는 지능컴이 내장되는 것이지 운전석에 인간 대신 인조인간이 앉아서 핸들을 잡는 게 아니다.

이는 인류가 운전이라는 지루하고 고된 일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의미한다. 더 이상 음주운전을 걱정 할 필요도 없다. 운전석까지 사람을 태울 수 있고 운전사를 통해 말이 샐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현대사회는 이같은 변화를 받아들이려면 홍역을 치루어야 한다. 운전을 업으로 삼고 있는 운송업 종사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일대변화이기 때문이다.

컴퓨터시대에 접어든 이후, 부지불식간에 사라진 일자리가 무지기수이다. 사라진 일자리는 단순 반복 작업으로, 컴퓨터로 대체 가능한 일들이었다.

이제 지능컴이 보편화되면 전문지식에 근거한 업무, 실시간 판단과 결정이 필요한 업무도 대체할 수 있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

운전석이 사라진 자동차는 어떤 모습일까? 지능컴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의 교통상황은 어떤 풍경일까? 완전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것이다.

인류는 이와같이 지능컴을 이용해서 지루한 반복적 혹은 불필요한 노동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전통적 사회제도와 삶의 양식을 필연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전통적 관념으로는 새로운 인공지능시대의 사회에 적합한 법과 제도를 세울 수는 없을 것이다. 기존의 자동차 설계도면을 버리고 운전석이 없는 자동차를 새로 설계해야 하듯이 신개념의 법과 제도를 세워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상상과 예측은 이와 같이 지능컴이라는 실체를 근거로 한 접근에 의해 가능하다.

인간의 능력인 학습 및 판단 능력을 가진 지능컴은 특정 분야의 전문적인 일을 개별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게 수행해낼 것이다.

개별 인간의 학습 및 기억 능력은 제한적인 반면 지능컴은 사양만 좋게 하고 전기만 제대로 공급하면 상대적으로 무한대이다.

약국의 예를 들어보자. 약사는 병과 약에 대한 정보와 지식의 학습능력이 제한적이다. 자기 약국에서 판매하는 약에 대한 성분과 효능을 줄줄 외우고 있는 약사가 몇이나 될까? 환자들의 수많은 이상 상태를 몇마디 말로 정확히 진단할 수 없을 뿐더러 각종 질병에 대한 지식 또한 제한적이다.

지능컴 약국은 일단 세상의 거의 대부분의 약과 질병 정보와 지식을 확보하고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환자의 병력 등 진단에 필요한 주요 정보를 이미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나아가 가족들에 대한 병력까지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추가적으로 맥박과 혈액 조사, 심지어 DNA 정보까지 취합해서 가장 적합한 약을 판단해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능컴 약국은 지하철 매표소가 자동판매대로 대체되는 것과 같이 약사는 사라지고 지능컴이 내장된 기기로 바뀔 것이다.

이와 같이 전문지식에 근거한 직업들은 사라지는 대신 훨씬 더 고급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바둑계의 이세돌급 이상에 해당하는 약사를 누구나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면, 지능컴이 보편화되면 광고비, 인건비가 필요없기 때문에 가격은 상당히 저렴해질 것이다.

이와 같이 인류가 노동으로부터 해방되는 건, 그야말로 이상적인 시대이다. 하지만 변화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인간생활 양식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같은 변화는 시작에 불과하지만 향후 30여년, 한 세대의 시간 동안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인공지능 시대를 살고 있을 것이다. 지난 몇년이란 시간 동안 순식간에 스마트폰이 전세계로 확산되며 보편화 됐듯이 말이다.

사람의 능력을 대체할 수 있는 지능컴이 사회 각 분야, 구석구석에 배치되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지능컴에 따른 사회적 모순과 갈등으로 인한 혼란을 해결하고 새로운 사회운영 방식과 인간생활 양식을 만드는데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요구될 것이다.

인공지능, 즉 지능컴의 전면적 보급에 앞서 이를 발전적으로 받아들일 정치경제적 준비가 급선무이다. 지능컴의 보급 정도에 따라 국가나 사회의 경쟁력, 삶의 질, 생활비용, 교육의 질 등 여러 분야에서 차별화가 발생할 것이다.

어떤 나라 사람들은 일도 않고 문화생활을 즐기며 자기 개성과 취미를 추구하는 삶을 살아갈 수도 있고 어떤 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인 업무를 보며 위기감을 안고 살게 될 것이다.

지능컴 개발과 생산을 주도하는 다국적 기업과 국가간의 관계, 지능컴 보급에 따른 사회적 문제, 지능컴 보급과 관련한 법과 제도 마련, 지능컴 시대의 삶의 양식 등이 앞으로 전면화될 이슈일 것이다.

미래시대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지능컴을 어떻게 사회적 발전 요소로 잘 활용했느냐에 따라서 발생할 것이다.

"어느 세월에 그 꿈 같은 세상이 현실로 펼쳐질까?"라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지능컴의 성능은 이미 세계 최고수 바둑기사인 이세돌을 이길 수 있을 정도의 학습, 판단 능력을 갖추었다. 지난 새마을운동 시절에 오늘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생각이나 했을까? 현대사회의 발전 정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인간의 진화 속도에 비한다면 과학기술의 진화속도는 빛의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골치 아파하는 눈앞의 현실문제에 집착하고 있는 동안, 이미 미래사회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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