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바오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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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표적인 대학교인 베이징대학의 졸업생들이 지난달 졸업식을 마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G2 국가로서 미국과 경쟁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대학 경쟁력 분야에서만큼은 미국과 '하늘과 땅' 차이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는 MIT, 하버드대학, 스탠퍼드대학, 캘리포니아 공대, 시카고대학, 프린스턴대학, 예일대학 등 거대한 명성과 글로벌 최고 경쟁력을 지닌 대학들이 즐비하다. 이 대학들은 전세계 수재들을 빨아들인 후, 최고의 인재들로 양성해 미국사회에 배출해 낸다. 이들이 미국사회에 활력과 창의력을 불어넣고 끊임없이 혁신을 이뤄낸다. 또한 미국 대학의 초일류급 연구능력은 미국의 국력을 끊임없이 신장시켜놓는다. 강대국 미국이 세계1위국가 지위를 유지해내는 핵심 경쟁력은 바로 대학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비하면 중국의 대학경쟁력은 G2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 그야말로 초라한 수준이다.
◆G2 대국, 하지만 20위권 대학 전무
영국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가 지난해 발표한 2015년 세계 대학평가에 따르면 톱20위 대학 중 10곳이 미국이다. 영국이 5곳이며, 스위스가 2곳, 싱가포르가 2곳, 호주가 1곳이다. 중국은 한곳도 없다. 또한 톱200에 들어간 대학 중에는 미국이 49개 대학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영국이 30곳, 네덜란드가 12곳, 독일이 11곳, 캐나다 및 일본이 각각 8곳이었다. 이를 이어 중국이 7곳의 대학의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 스웨덴 및 홍콩이 각각 5곳으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의 대학 중에는 칭화(淸華)대학교가 24위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베이징대가 41위였고, 푸단(復旦)대가 51위, 상하이교통대가 70위에 올랐다. 100위권 안의 중국 대학은 모두 4곳. 200위권 내의 대학으로는 저장(浙江)대가 110위, 중국과기대가 113위, 난징(南京)대가 130위로 명단에 포함됐다.

그나마 지난해 QS가 발표한 명단에는 중국의 대학들이 무척 후한 점수를 받았다. 중국 1위인 칭화대는 2014년 47위에서 24위에 올랐고, 베이징대는 57위에서 41위로 껑충 뛰었다. 반면 영국 타임스 고등교육(THE) 매거진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5~2016년 세계 대학 순위에서 중국 2대 명문인 베이징대와 칭화대는 각각 42위, 47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경제규모 세계 2위이며 미국을 뛰어넘는 강대국을 비전으로 삼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초라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지난 6월 중국의 대입시험인 가오카오를 마치고 나오고 있는 고등학생들.[사진=신화통신]
◆수재들도 대학가면 사고력 정체
지난달 31일에는 중국학생들이 대학교에 진학한 후 사고력이 향상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 보고서는 중국의 대학 경쟁력이 그만큼 낮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중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보고서는 미국의 스탠퍼드대가 중국 11개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이나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는 학생 27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연구 결과 중국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갈 무렵에는 미국 또는 러시아 학생들보다 2∼3년 앞선 사고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2년 뒤의 사고력을 테스트한 결과 중국 학생들은 거의 나아지지 않았다. 같은 기간에 러시아 및 미국 학생들의 사고력은 큰 진전이 확인됐다.

연구 결과를 작성한 프라샨트 로얄카는 "중국의 초·중등 교육이 만들어내는 사고력 향상 결과가 놀랍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학생들은 대학 진학할 때쯤에는 녹초가 돼서 더 열심히 할 유인을 못 가진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서 중국내 교수들의 교수 역량을 포함한 대학의 교육 시스템이 좋지 않다는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211공정과 985공정
중국은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대학육성정책을 장기간동안 펼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985공정과 211공정이다. 985프로젝트라고도 불리는 985공정은 1998년 5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베이징대 개교 100주년 행사에서 처음 발표했다. 프로젝트명은 1998년 5월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당시 국가주석이 발표한 계획으로 국가급 규모의 예산이 배정됐다.

베이징대학과 칭화대학 등 소수의 대학을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육성시키겠다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고, 교육환경이 개선됐으며, 세계적인 석학들이 속속 교수진으로 초빙됐다. 처음에는 베이징대학과 칭화대 두곳만이 985프로젝트 지원대상이었다. 하지만 이후 중국 교육부는 각 지역의 명문대학을 지원대상 학교로 포함시켰다. 현재는 45개 대학이 프로젝트 범위에 포함돼 있다. 이들 대학은 중국에서 985대학이라고 불린다. 중국 당국은 985대학에 대학 지원 예산의 3분의 1을 몰아주기도 했다. 985대학은 국가가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대학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지금도 많은 수험생들이 이곳 대학에 몰린다.

211프로젝트는 1995년 11월에 시작된 대학지원 프로젝트다. 21세기를 겨냥해 100개의 명문대학을 육성하겠다는 뜻에서 ‘211’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프로젝트에 포함된 학교는 모두 115개다. 이들 학교는 211학교라고 불린다. 211대학에도 역시 수조원의 자금이 지원되고 있다. 985대학과 211대학은 그 수가 늘어나다가 2011년 12월 당시 위안구이런(袁貴仁) 교육부장이 더 이상 숫자를 늘리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개최됐던 칭화대학교 졸업식 모습.[사진=신화통신]
◆시진핑 이후 일류대학육성 특명
시진핑(習近平)주석이 총서기에 등극했던 2012년 11월 개최된 제18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는 세계 일류대학 육성을 국가비전중 하나로 제시했다. 이어 지난해 8월과 11월 중앙개혁전면심화영도소조와 국무원에서 각기 '세계 일류대학 및 일류학과 건설을 추진·기획하는 것에 관한 총체적 방안'을 심의통과, 발표했다. 당국은 이 방안에서 2020년, 2030년까지 두 단계에 걸쳐 상당수 대학과 학과를 세계 일류 수준에 진입시키고 21세기 중엽까지 중국의 일류대학과 일류학과의 수를 세계 선두에 서게 만들겠다고 제시했다. 올해부터 시작된 제13차5개년규획에 '일류대학·일류학과 건설'을 목표로 포함시키고, 국가예산을 편성했다.

이에 더해 중국 교육부는 지난달 7일 교육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공동으로 세계 일류대학 및 일류학과 건설을 위한 실시방법과 프로젝트 결합정책을 연구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들 부처•기관은 211프로젝트와 985프로젝트를 통합키로 하고 그 결과를 연내로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 교육부측은 "우리 정부가 211 프로젝트, 985 프로젝트 외에도 '우세학과 혁신과정', '특색중점학과 건설 프로젝트' 등을 통일적으로 결합해 중국의 대학을 세계 일류의 반열에 들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 본 기사는 아주경제 홈페이지에서 전제된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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