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바오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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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바오닷컴 ㅣ 한태민 기자] 한때 최고 중국부호였던 기업인이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내야 하는 수수료만 500종이 넘고 지난해에만 수십억원의 세금을 냈다고 밝혀 또 한번 기업의 세금부담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 경제전문지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의 보도에 따르면 2012년 중국 대륙 최고 갑부였던 와하하(娃哈哈)그룹 쭝칭허우(宗庆后) 회장은 지난달말 저장위성TV(浙江卫视)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내야 하는 수수료만 500종이며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낸 세금만 4천만위안(69억원)이 넘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푸야오(福耀)그룹 차오더왕(曹德旺) 회장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제조업 사업을 하면 미국에 있는 경쟁사보다 세금을 35% 더 내야 한다"고 밝힌 다음에 한 것이다.

쭝칭허우 회장의 발언이 현재에 와서 주목받게 된 이유는 중국 재정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国家发改委) 관계자가 지난 18일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와하하그룹의 실제 세금 항목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와하하그룹은 제출한 자료를 통해 산하 131개 기업이 2013년 이후 낸 세금 항목이 533개라고 주장했다"며 "실제로 확인해본 결과, 2015년 지출한 실제 납부항목은 317개였으며 국가에서 지정한 항목과 다시 비교한 결과 와하하그룹 및 산하기업이 낸 세금은 212개 항목이었다"고 밝혔다.

관련 부문에 따르면 2015년 와하하그룹이 납부한 212개 항목의 세금총액은 7천412만7백위안(127억7천468만원)이었다.

항목을 살펴보면 국가에서 설립한 프로젝트를 위한 정부기금 2개 항목으로 지출한 액수가 3천456만4천3백위안(59억5천716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행정사업성 항목 26개로 2천185만2천5백위안(37억6천628만원), 경영서비스성 항목 148개로 1천236만3천위안(21억3천만원), 국유자원 유상사용비 372만9천1백위안(6억4천271만원), 협회 및 상회 회비 등 기타 수수료 161만1천7백위안(2억7천778만원) 등이었다.

이중 저장성에 있는 와하하그룹 산하기업 39개가 낸 실제 세금항목은 63개로 모두 4천486만6천위안(77억3천266만원)이었다.

사실 이같은 세금규모는 와하하그룹에게 있어 큰 부담은 아니다. 2015년 와하하그룹의 영업수익은 494억위안(8조5천141억원)으로 이같은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0.15%에 불과했다.

신문은 쭝 회장이 이토록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최근 2년간 와하하의 영업수익이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관련부문의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와하하그룹의 영업수입은 전년보다 60억위안(1조341억원) 이상 감소했으며 이듬해에는 전년보다 무려 226억위안(3조8천951억원) 이상 감소했다.

또한 중국 재계정보 조사기관 후룬연구원(胡润研究院)의 '2016 부호순위'에 따르면 지난해 쭝칭허우 회장의 개인자산 규모는 1천120억위안(193억원)으로 전년보다 230억위안(3조9천640억원) 줄어들었다.

신문은 "와하하의 이같은 상황은 관련 업계의 불경기를 반영한다"고 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3분기 기준 중국 소프트드링크 판매량은 1억3천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성장하는데 그쳤다. 이는 2001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중국국제무역촉진회연구원 국제무역연구부 자오핑펀(赵萍分) 주임은 "이는 중국의 상품소비구조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생활필수품의 경우에는 이미 고성장 시기를 지나 성장세가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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