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바오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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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도 서울시와 중국 수도 베이징시에서 제공되는 자전거 대여서비스를 비교해 보았다. 서울에는 따릉이가 있고 베이징에는 모바이크(mobike, 중국명 摩拜单车)가 있다.

서울과 베이징 서비스의 공통점은 스마트폰에 자전거대여 앱을 설치한 후, 스마트폰으로 결재하고 이용한다는 점이다.

차이점은 서울 따릉이는 자전거 대여소도, 사용자도 눈에 잘 안 띄는 반면 베이징 모바이크는 곳곳에서 자전거도, 사용자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과 베이징의 자전거 대여서비스, 뭐가 어떻게 달라서 사용의 차이가 나타나는걸까? 한중 수도에서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를 비교, 관찰하면 시장의 특징과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서울시 자전거 대여서비스, 따릉이. 인도 바닥에 잠금장치를 설치해서 보관하고 있다.
▲베이징시 자전거 대여서비스, 모바이크. 인도에 세워져 있다.
자전거 대여소, 서울은 있고 베이징은 없다
첫째, 자전거 주차장(대여소) 유무의 차이이다. 서울 따릉이는 주차장이 있고 베이징 모바이크는 주차장이 없다. 따릉이 자전거를 이용할려면 자전거 주차 겸 대여를 하는 특정 장소를 찾아가야 한다. 즉, 모바이크의 사용 위치는 사용자가 위치한 바로 그 곳이며, 따릉이의 사용 위치는 대여소이다.

앱에서 대여소 위치 정보를 확인하고 가까운 대여소를 찾아가야 한다. 대여소 지도정보에는 사용자의 위치를 표시하지 않아서 사용자가 자기 주변 대여소를 찾기란 쉽지 않다. 자전거를 사용한 후, 다시 주변 대여소를 찾아가서 주차를 해야 한다.

반면 베이징 모바이크는 정해진 주차장이 없다. 앱을 열고 내 위치를 자동설정하면 주변에 위치한 자전거를 확인할 수 있다. 자전거를 사용한 후에는 길거리 아무 곳에나 세우고 잠그기만 하면 된다.

자전거는 보통 시내 교통버스를 타기에는 가깝고 걸어가기에는 좀 먼 1~3킬로미터의 단거리 이동에서 많이 이용된다. 모바이크는 주변 백미터 이내에 있다. 거리에 세워진 모바이크 자전거는 모두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따릉이는 대여소간 가장 가까운 거리가 5백미터이다. 즉, 따릉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여소까지 찾아가야 하고 사용 후에는 대여소에 다시 가야 한다. 사용 전후 최소 1킬로미터는 걸어가야 한다.

모바이크는 GPS가 내장된 잠금장치를 자전거 차체에 설치된 반면, 따릉이는 인도에 전통적인 아날로그 방식의 잠금장치를 설치했다. 모바이크는 모바일 잠금장치로 사용 편리성을 제고한 반면 따릉이는 전통적 대여소 개념을 적용해서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따릉이 앱에서 확인한 서울 광화문광장 근처의 따릉이 대여소 위치. 최소 수백미터를 걸어가야 한다.
▲모바이크 앱에서 확인한 베이징 도심 외곽에서의 100미터 이내 사용 가능한 자전거 위치 정보
결재가 쉬운 베이징, 결재가 어려운 서울
회원가입에서 결재까지의 시간을 비교하면 모바이크는 5분 이내에 간단하게 끝난다. 반면 따릉이는 20여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모바이크는 전화번호 인증으로 간단히 끝나는 반면 따릉이는 전화번호 인증 외에도 입력해야 할 정보란이 너무 많다.

모바이크의 결재는 위챗페이와 알리페이 두 가지만 가능하다. 세번의 터치로 결재 완료된다. 이들 모바일 결재 서비스는 현금카드, 신용카드와 연동돼 있다. 반면 따릉이는 다양한 결재 방식이 있다. 결재 과정이 복잡해서 스마트폰을 잘 다루지 못하는 사용자의 경우, 결재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어렵다.

결재 후 자전거 잠금장치를 푸는 방식도 다르다. 모바이크는 자신이 지정한 자전거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하면 잠금이 열린다. 반면 따릉이는 앱을 통해 부여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베이징 거리에 세워진 모바이크. 반시간 사용비 1위안(170원) 짜리 자전거이다. 스마트폰으로 QR을 스캔하여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공영화 서비스와 민영화 서비스의 차이
세번째 차이점은 따릉이는 서울시가 운영주체이고 모바이크는 베이징모바이과기유한공사(北京摩拜科技有限公司)가 운영주체이다. 즉, 따릉이 서비스는 공공기관의 작품이고 모바이크는 민간기업의 작품이다.

서울과 베이징의 자전거 대여 서비스의 차이는 서비스 공영화와 민영화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 사회주의 계획경제 나라인 중국에서는 민영화로 사용 가치를 인정 받는 서비스를 실현한 반면 자유시장경제체제의 한국에서는 공영화로 사용 가치가 떨어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베이징 뿐 아니라 선전, 광저우,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는 모바이크와 같은 자전거 대여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한국 국내 주요 도시에서도 자치단체에서 몇년전부터 자전거 대여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민영화와 공영화 서비스의 사용실적 차이는 분명하다.

서비스 활성화 뿐만 아니라 사용 비용의 차이도 크다. 모바이크는 자전거 종류에 따라서 반시간에 한화 80원과 160원의 사용료를 받는다. 단 보증금 5만원 정도를 지불해야 하며 사용 후 환불할 수 있다. 반면, 따릉이의 대여료는 최소 1천원이다. 공공서비스가 오히려 비싼 셈이다.

서비스 되는 자전거 수도 큰 차이가 있다. 따릉이는 지난해 10월 기준 5천여대 수준인 반면 모바이크는 베이징 거리 곳곳에서 서비스 될 정도로 많으면 광둥성 광저우에서만 10만대가 서비스되고 있다.

모바이크는 서비스 활성화에 힘입어 최근 2억 달러의 투자를 추가로 받았다. 투자에 힘입어 대여 자전거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은 '계획경제식', 베이징은 '시장경제식'
자전거 대여서비스에서 알 수 있듯이 서울시의 공영화 서비스는 가격도 비싸고 사용하기도 불편한 서비스로 공적 자금만 낭비했다. 반면 베이징의 민영화 서비스는 가격도 싸고 사용하기도 편리한 서비스로 베이징의 새로운 시민문화를 창조했다.

사회주의 나라인 중국에서는 시장경제 방식을 통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창조하는 반면 자본주의 나라인 한국에서는 공공기관 주도의 전시행정서비스로 진행돼 공공자금을 비효율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공영화 서비스는 사용자의 편리성보다는 문제 발생을 방어하는데 집중해서 불편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을 비롯해서 전국의 주요 지방자치단체에서 비슷한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활성화된 지역은 없다.

베이징시는 돈 한 푼 안 들이고 시민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자전거를 제공해서 새로운 도시문화를 창조했다. 반면 서울시는 공적 자금을 투입해서 자전거 대여소를 설치했지만 사용자가 없어서 자전거 대여소는 자전거 전시장이 되었다. 베이징의 모바이크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서울의 따릉이는 제자리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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