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바오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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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아 토도로바(Daria Todorova)
[Korea.net] 한국의 아이돌 그룹 ‘원더걸스’가 2월 10일 마지막 노래 발표를 기점으로 해체하게 됐다. ‘원더걸스’는 2007년 한국에 데뷔해 성공을 거둔 뒤, 2009년부터 미국에서 활동을 시작해서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강남스타일의 ‘싸이’보다도 더 일찍 K-Pop을 외국에 알렸던 그룹이다.

처음 K-Pop이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할 때만 해도 한 순간의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기류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없을 것이며 금방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의견을 찾아보기 힘들 만큼 K-Pop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지만, 조심스럽게 추측해보자면 이러한 K-Pop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예측을 하는 이유는 K-Pop을 즐겨 듣는 연령층에 있다.

앞서 말한 ‘원더걸스’를 통해 K-Pop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할 당시, K-Pop을 듣기 시작한 연령층은 대부분이 10대였다. 그 당시의 10대였던 K-Pop 팬들은 사실 가수의 노래를 구입하거나 가끔 외국에서 열리는 K-Pop 공연을 참가하는 것 정도가 소비 활동의 전부였다. 하지만 현재는 그들이 성장해서 자신들 스스로가 좋아하는 분야에 돈을 소비할 수 있을 만큼 경제력을 갖게 되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나 배우들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예전에 비해 늘고 있다. 실제로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한 학생은 K-Pop 그룹인 ‘빅뱅’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했고, 좋은 추억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자주 한국에 갈 생각이라고 한다.

K-Pop의 세계화, 소위 말하는 ‘한류’가 오래 이어지면서 생긴 이러한 문화 소비층의 성장은 K-Pop의 현재 인기를 지속시켜주는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성장하게 될 미래의 K-Pop 팬들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며, 그 증가폭은 더 커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현재 5살 꼬마인 내 조카도 그러한 예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내 조카는 다른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음악에 맞춰 춤추기를 참 좋아하는데, 많은 음악들 중에서도 ‘싸이’의 노래에 맞춰 춤추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원더걸스’는 몰라도 ‘싸이’는 알고 있는 우리 조카가 ‘춤을 추고 싶어. 싸이 노래를 틀어줘.’라고 말하는 모습은 정말 귀엽다.

사실 ‘원더걸스’가 K-Pop의 인기를 높이는 데 많은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처럼 ‘싸이’의 그것과는 규모에 있어 차이가 크다.

‘싸이’의 성공이 그의 노래인 ‘강남스타일’ 이후, 이전만큼의 파급효과를 유지하지 못한 단발적인 면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빌보드 차트 2위와 유튜브 영상 조회 수 약 27억(2017년 2월 기준)과 같은 거대한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이 영향이 ‘원더걸스’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미래의 소비층’을 K-Pop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게다가 어떤 사람이 처음으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할 때,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긍정적인 자세로 받아들이게 된다. 분명 나의 조카, 그리고 그와 비슷한 환경에서 한국의 음악을 들으며 자라게 된 아이들은 한국 문화와 한국을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이 바로 K-Pop 외의 다른 한국 문화와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K-Pop이 이런 긍정적인 미래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K-Pop에는 회사 중심의 기획을 통해 만들어진 그룹들, 소위 말하는 ‘아이돌’이 주류로 자리 잡아 있다. 이런 아이돌의 성공을 위해 음악 또한 트렌드에 맞춰 빠른 변화를 보이는데, 이렇게 아이돌과 치우친 구조적 문제와 트렌드에 맞춘 빠른 변화로 인한 음악적 가벼움은 예전부터 많은 지적을 받아오고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K-Pop의 인기가 아이돌에서부터 힙합, 알앤비, 록 등의 다양한 다른 음악 장르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음악적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아이돌이 되기 위해 지원하면서 기존의 구조적인 문제의 극복 방향이 보이고 있다.

앞으로 K-Pop이 계속해서 세계적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원하며 칼럼을 마친다.
다리아 토도로바(Daria Todorova)씨는 모스크바 세종학당에서 한국어강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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