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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 정규재 칼럼; 이제 울지 마세요
새벽에 아는 선배분이 전화를 해서 마냥 울기만 합니다. "박근혜를 살려주세요"라며 미친사람처럼 꺼이꺼이 하고 우시기만 합니다. 뭐라고 위로를 드려도 아예 내 말은 듣지도 않습니다. 그냥 "박근혜를 살려주세요" 하고 큰소리로 울기만 합니다.

그러나 우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민들, 즉 광장의 춤추는 군중은 마녀를 철창 속에 가둔 것을 축하하고 조롱합니다. "이제 민주주의는 성취되었다." "우리가 주권자다. 진실이 증명되었다." "범죄자는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았다." "이제는 정의는 실현되었다"며 좋아하고 춤추고 축배를 들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렇게 범죄자가 되었고 무능한 지도자로 되었습니다. 조롱받고 멸시받고 발에 채여 나뒹구는 한낱 마녀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한 시대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거대해진 부폐한 국회가 개혁 대통령을 탄핵하고 광기에 사로잡힌 언론이 개혁 대통령은 구속하고 노동자들을 걸터앉아 흡혈귀처럼 피를 빨아먹는 강성노조가 개혁 대통령을 탄핵한다. 시대의 주자학에 사로 잡힌 교사와 강사들이 개혁 대통령을 탄핵한다. 심지어 가장 극악한 범죄집단인 북한의 하수인들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조롱한다. 그리고 악마의 속삭임에 너무도 쉽게 자신의 귀를 빌려주는 어리석은 군중이 개혁 대통령을 탄핵한다. 희대의 사건은 이제 그들이 문을 열어젖히고 있는 거대한 종말과 파국의 또 다른 시작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은 뇌물죄로 탄핵되고 구속되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한푼도 받지 않았습니다. 오간 돈이 없는 뇌물사건이라는 이 희대의 범죄를 우리는 지금 기억해두어야 합니다. 모함과 음모와 대중의 무지가, 어리석음이 만들어낸 희대의 사건을 우리는 기억해두어야 합니다. 대통령은 직권남용으로 탄핵되고 구속되었습니다. 기업들에 대한 조심스런 협조 요청을 직권남용이라고 탄핵되고 구속되었습니다. 우리는 대통령이 기업에 대해 협조를 구하는 장면을 그렇게 아름답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범죄라고도 보지는 않습니다.

대통령이 행한 업무 중에는 그다지 적절하지도 대통령의 필수적 업무라고도 볼 수 없는 부적절한 일처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부적절한 어떤 일이 있었다는 것과 그것을 범죄로 처벌하여 정의를 세운다는 명분 사이에는 너무도 큰 괴리가 있습니다.

그런 부적절한 일들을 모두 역사의 계산대 위에 올리자면 김대중, 노무현 등등 전직 대통령들이 청산해야 할 빚은 너무도 거대할 것입니다. 기업들의 기금 출연이나, 인사 개입 등 그 어느 것도 특별히 박근혜만을 처벌해야 할 대통령의 범죄였을까요?

혼자 사는 처녀의 밀회에 관한 끊임없는 소문에서부터 체육특기생들에게 주어졌던 흔하디 흔한 특혜들이며, 무당 푸닷거리며 그 어처구니 없는 세월호 사고며 그 모든, 나라에서 일어난 사건과 사고의 죄책을 오로지 박근혜의 범죄를 만들어놓고 뒤집어 씌워서 대통령은 탄핵되고 구속되었습니다.

모두가 어느 날 갑자기 대한민국이라는 악의 나라에 뚝 떨어져 놀라는 사람처럼 그렇게 범죄목록은 작성되었습니다. 기업의 경영자율성을 침해하고 인사권에 개입하였으며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 세상천지에 악랄하고 유일한 박근혜의 범죄인 것처럼 선언되었습니다.

그들은 마치 부적절한 것이라고 없는 순백의 완전무결한 천국에 살다가 갑자기 악의 나라에 떨어진 것처럼 대통령의 사소한 부적절한 행위들에 대해 짐짓 놀라는 척 위선을 떨고 짐짓 거대한 악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얼굴을 꾸미고 그렇게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웃고 걷어찼습니다.

어느 작은 섬마을에 살아가는 거칠고 비열하고 음흉한 사내들이 섬마을 처녀 선생을 집단으로 강간하고 살해하려고 하였듯이 대한민국 사람들은 그렇게 박근혜를 마음껏 능멸하였습니다. 광장의 춤은 실로 어리석은 자들의 집단광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주권자는 우리다", "주권은 행사되었다", "정의는 실현되었다", "악녀는 처단되었다" 그들은 지금 환희 차 들떠 있지만 머지않아 독재의 고통에 신음하고 거친 말발굽에 채여 신음하고 음습하는 가난과 실업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다반사처럼 자행되는 일들을 목격하며 완장 찬 자들의 익숙한 만행들에 치를 떨며 그렇게 자신들을 가슴 벅차게 만들어주었던 광장의 정의가 실은 불의한 크고 작은 잡범들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진짜 범죄로 가는 큰 길을 활짝 열어젖히게 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광장에는 로베스피에르의 비명소리가 터지고 홍위병들의 거친 숨소리가 진동하고 킬링필드의 아비규환이 터져나올 수도 있습니다. 히틀러와 스탈린의 국민들이 되고말았다는 때늦게 깨닫는 일들이 오~ 너무 잔혹하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오~ 그런 일이 없기를 기도합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을 보내면서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당부해봅니다. 우리는 자유를 잃어버린 국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벌써 도처에 자유를 억압하는 불온한 분위기가 낮게 깔린 무거운 구름처럼 우리 위로 내려 앉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자유를 위해 몸부림치고 그럴수록 우리가 우리 자신을 넘어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자유는 자유를 갈망하는 자만이 누릴 수 있습니다. 자유를 향한 긴 노정이 우리 앞에 놓여있습니다. 길게 보면 6.25전쟁의 참화 이후, 대한민국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자유를 누려왔고 경제적 번영을 누려왔습니다. 그러나 모든 식민지 해방국가들이 긴 내전에 고통받을 동안, 한국인들은 이승만 건국대통령과 박정희 부국대통령을 만나서 그 덕분에 너무도 쉽게 날아올랐습니다.

이제 우리가 직면하는 시간들은 우리에게 고통과 눈물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두 국민들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한편의 국민들도 껴안아야 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두 개의 민주주의가 대립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자유민주주의요, 하나는 대중민주주의, 인민민주주의입니다.

우리 속에 숨 쉬며 업드려 있는 후진국형 세계관, 낡은 사회의 도덕관, 이미 파탄난 국가관이 고개를 처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가르치고 제어하며 우위를 점해야 합니다. 이들이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향해 걸어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아니, 우리 자신이 그런 낮은 단계의 도덕관, 세계관, 국가관으로부터 먼저 벗어나야 합니다. 그 길로 가십시다. 이제 우리는 자유를 향한 긴 도정에 나서는 작은 난쟁이들, 다시 말해 자유를 향한 여정을 떠나는 반지원정대가 되어야 할 지도 모릅니다. 정규재TV가 동행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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