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바오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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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커피 신자상 회장
[온바오닷컴 | 김병묵 기자] 2000년대 초반, 중국 베이징 시민들에게 대표 한식당으로 알려졌던 '강산에(愛江山)'가 2012년 강산에 바로 옆에 커피전문점인 '만커피숍'을 열면서 제2의 창업역사가 시작됐다.

이태리, 프랑스, 독일, 일본, 태국 등 다국적 음식점이 밀집한 베이징 리두(丽都)에서 한식당으로 명성을 쌓아온 강산에가 '만커피숍'을 정식 개업하고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이후, 5여년 만에 스타벅스보다 더 고급한 커피브랜드로 자리를 굳혔다. 현재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항저우, 우한 등 중국 주요 도시를 위주로 300여개의 만커피숍이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만커피 1호점을 개업한 당시만 해도, 베이징에는 세계적 커피브랜드인 스타벅스가 이미 8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중국 현지 브랜드 상다오 커피숍이 스타벅스와 쌍벽을 이루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한식을 운영한 한국인이 커피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을 때만 해도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부정적 여론이 팽배했다.
▲ 리두 만커피 1호점
중국의 커피 문화와 시장은 최근 몇년 동안 급속도로 달궈졌다. 중국 경제발전에 힘입어 시민들의 생활이 한층더 여유로워지면서 커피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중국에서 KFC나 맥도날드를 찾던 시민들은 커피숍을 찾고 있다. 중국 주요 대도시는 이미 커피숍 과포화 상태에 달할 정도이다.

베이징 리두는 수도 베이징의 고소득층, 전문직 종사자, 주재원, 외국인, 젊은 멋쟁이들이 주로 고급스럽고 모던한 외식을 위해 즐겨 찾는 곳이다. 이곳에서 성공하면 중국 어디서든 성공이 보장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만커피숍 1호점인 리두점은 개업 몇개월만에 대성공을 이뤘다.

스타벅스보다 더 고급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만커피숍의 성공 비결과 특징은 무엇일까? 만커피숍 신자상 회장은 "현대화된 도시의 편안한 휴식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그래서 낡은 원목과 클래식한 의자와 등, 책꽂이로 '편안함'을 연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강산에의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이미지를 만커피숍에도 적용해서, 테이크아웃 스타벅스와는 달리 앉아서 쉬는 편안하고 고급스런 '도시인의 쉼터'가 베이징 시민들에게 먹힌 것이다.

신 회장은 스타벅스가 주도해온 베이징의 커피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스타벅스는 테이크아웃 위주의 커피 서비스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커피전문점이다."며 "이제는 중국에서도 커피숍이 만남과 휴식, 독서, 업무, 회의 등 다양한 목적의 도시공간으로 발전해야 하고 베이징 시민들도 이를 원했다"고 강조했다.

만커피숍의 고급하고 편안한 시민공간 커피숍을 영향을 받아서 스타벅스 역시 테이크아웃 위주에서 '별다방'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 중국 현지 만커피숍 점포 현황
스타벅스와 비교해서 인테리어와 분위기 외에도 커피와 함께 달콤새콤한 아이스크림을 얹은 와플 메뉴가 중국에서도 먹혔다. 일본과 한국 커피전문점의 와플과 같은 소프트한 메뉴를 베이징에서는 만커피숍이 처음 선보였다. 스타벅스는 비닐봉지에 포장된 케익을 제공하거나 일부 커피숍에서는 음식점과 같은 요리를 제공하는데 반해, 만커피숍에서는 즉석에서 구운 와플에 아이크림이나 잼, 크림 등을 얹어 제공했다. 시각적, 공간적 만족감뿐만 아니라 미각적 만족감 또한 스타벅스를 능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자기 철학이 분명하고 예술적 감각이 남다른 신 회장은 장인 정신과 창의성으로 고급 서비스 사업을 펼쳐왔다. 만커피숍의 테이블은 중국 농촌에서 오래된 나무대문을 사다가 만들었고 커피숍의 전등은 그가 직접 제작했다. 농촌에서 버려지는 옛 것이 그의 손을 거치면 고급스럽고 편안한 도시의 문명으로 재활용됐다.

지금은 베이징, 상하이 등 곳곳에서 만커피숍과 비슷한 분위기, 메뉴를 갖춘 커피숍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만커피숍 점포를 내기 위해서 아직도 중국 전역에서 찾아온다. 현재는 브랜드와 만커피숍의 인테리어까지 함께 수익 아이템으로 삼고 있다.
***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작성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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