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바오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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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주의는 해결책이 아니며 종종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미국이 최근 제정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좋은 실례다. 이 법안은 높은 인플레이션 극복, 기후변화 대응, 15%의 최저 기업세률 결정 등 미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 법안의 이유는 고상하지만 미국의 무역국과 동맹을 미국으로의 투자와 고용 촉진 위함이다. 이 법안은 그 세계적인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주의로 넘쳐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에 속한 미국의 동맹이자 상대인 자동차 제조사와 미국의 세계적지도력을 해치고 있다.

이 법안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 긍정적 효과도 미미하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와튼 예산 모델은 그 법안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 추정했다.미 의회예산처도 이 법안이 2023년 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역활에 회의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민주주의, 자유무역, 세계화, 다자주의이 주류가 되면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필수적이다. 미국이 이끄는 글로벌 질서 아래 각국 경제는 상호의존성이 깊어지고 한국과 중국 등 경제는 급부상했다. 하지만 지금은 갈수록 확장되는 자국우선주의와 보호주의, 일방주의로 인해 새로운 국제질서가 형성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가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미국 정계 인사들은 이 법안이 인플레이션, 그린에너지 전환,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의 주요 조항은 북미의 전기차에 대해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는 미국 밖에서 완성된 EU, 일본, 한국의 몇몇 자동차 제조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분명히 미국 밖에서 만든 전기 자동차에 대한 역차별로 세계무역협정과 한미자무역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아웃소싱'의 중요한 파트너였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와 기아의 점유율이  이번에는 특히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곳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9%를 차지하며 75%인 테슬라에 뒤졌다.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산자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바이든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길고 복잡한 과정이 될 것이기 때문에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잘 운영되더라도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곳은 결코 아니다. 더구나 세계무역기구(WTO)는 지금 비효률적이고 절차가 길고 복잡해 상징성만 있다. 올바른 접근은 미국의 일방주의, 특히 동맹과 파트너를 겨냥할 때 용인될 수 없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

관료들은 최선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워싱톤으로 날아갔다. 바이든 정부는 이 법안이 한국 전기차 제조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정치적 행태를 고려할 때, 바이든 정부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중간선거 이전에 실질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다.

실은 미국 정부가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미국의 미래 먹거리 아이템은 한국이 이미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간 마찰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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