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24일 신미(辛未), 압록강을 건너 조선을 떠나는 날에 보슬비가 온종일 뿌리다 말다 했다고 한다. 연암을 이 날 오후에 압록강을 건너 30리를 가서 구련성(九連城)에 한둔한다. 요즈음 말로 첫날부터 '비박'한 것이다. ◆ 연암은 겨우 압록강을 절반쯤 건넌 어느 샛강에서 의주 쪽을 뒤돌아보며 “거기 한 조각의 성이 마치 한 필의 베를 펼쳐놓은 듯, 성문은 흡사 바늘구멍처럼 빤히 뚫려서 거기를 비추는 햇살이 한 점의 샛별처럼 보인다”며 그리워했다. 연암은 조국을 그렇게 미워했고, 또 그렇게 사랑했다. ◆ ‘열하일기’에 조선의 출발지점은 소상하게 나와 있지만, 중국 측 상륙지점은 모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