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의 가덕도 등대는 대한제국 말기인 1902년부터 1910년 사이에 건설된 41개 유인(有人) 등대 중 하나이다. 근대 서구 건축의 양식과 재료, 의장수법 등이 최초로 사용된 건물로, 1909년 점등을 시작해 2002년 새 등대가 세워지기 전까지 사용했을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다. 2003년 9월 16일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되었다.

가덕도 등대가 더욱 특별한 것은 등대 입구에 장식된 오얏꽃(자두꽃) 문양 때문이다.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오얏꽃 문양 안에는 국가의 자주권을 열망한 망국의 회한이 담겨 있는 듯하다. 등대는 정사각형 단층 구조에 약 9m 높이 팔각형 등탑을 세워 불을 밝혔다. 내부에 사무실과 침실, 부엌과 욕실을 갖춰 사람이 거주하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등대 아래쪽에 100주년 기념관이 있어 등대 숙박 체험과 등대기념관 관람이 가능하다. 가덕도 등대 외길을 따라 나오면 외양포 마을이다. 일제강점기에 마을 전체가 군사기지로 사용된 가슴 아픈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