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심각한 성비 불균형으로 인해 일부 농촌에서는 배우자를 잃은 형수나 외숙모와 결혼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중국청년보(中国青年报)는 "시안(西安)교통대학 인구발전연구소와 화중(华中)과기대학 중국농촌정비연구센터와 함께 지난 6개월간 허난(河南), 허베이(河北), 후난(湖南), 후베이(湖北), 안후이(安徽), 간쑤(甘肃), 광시(广西) 등 지역의 빈곤 농촌의 노총각 문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은 현상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980년대 이후 시장경제, 도시화, '1가구 1자녀' 산아제한 정책 등으로 인해 남아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남녀 성비가 한때 120까지 치솟아 세계에서 성비 불균형이 가장 심각한 나라 중 하나가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남녀 성비 기준은 113.51:100으로 여성 100명당 남성 수는 여성보다 13명이 많았다.

또한 지난 1980년부터 2010년까지의 인구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해당기간 태어난 남자아이는 2억99천만명으로 여자아이 2억5천4백만명보다 무려 3천6백만명이 더 많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지역에서는 홀아비들만 모여사는 마을이 생겨났으며 괜찮은 미혼 여성만 있으면 자신의 아들을 결혼시키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나이가 서른을 넘으면 한평생 싱글로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최근에는 10대 때부터 집안간에 혼사가 오가고 선을 봐 약혼까지 하고 있다.

심지어 가난한 형편으로 결혼을 못할 위기에 처한 30대 남성의 경우에는 형수, 외숙모와도 결혼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실례로 안후이성 남쪽의 한 마을에 거주하는 33세 싱글남 왕다차오(王大超) 씨의 경우에는 2년 전 광시에서 거주하는 여성을 돈을 주고 결혼하는데 성공했지만 결혼한지 일주일도 안 돼 아내가 도망가는 바람에 다시 싱글남이 됐다. 그는 올해 외삼촌이 사망한 후 외숙모 측으로부터 데릴사위 제안을 받았고 심사숙고 끝에 결국 결혼을 결심했다.

왕 씨는 "사람들이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되면 비웃거나 손가락질을 할 줄 알았지만 놀랍게도 주위 사람들은 동정과 함께 축하를 해줬다"며 "농촌 내 여성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보니 싱글남성은 찬밥 더운밥을 가릴 수 없다"고 말했다.

시안교통대학 인구발전연구소 리수줘(李树茁) 교수는 "최근의 인구조사를 보면 대다수 농촌 지역이 정도는 다르지만 여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더욱 걱정스러운 부분은 현재의 위기는 초기 단계일 뿐으로 향후 90년대생이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바오 강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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