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우리 유학생을 기리기 위해 시작된 축구대회가 베이징에서 유학 중인 우리 학생들의 축구를 통한 건전한 교류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베이징 한인 밀집지역 왕징(望京) 인근의 라이광잉(来广营) 엘레멘트 축구공원(元素足球公园)에서 열린 '제2회 이장근배 베이징 대학생 축구대회'에는 임팩트, 고구려, 토탈(TOTAL) A팀과 B팀, 백두산, 엠유(MU), INTL, 타이거(TIGER) 등 현재 베이징 대학축구 리그에서 활동 중인 8개 팀 200여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오전 10시 열린 개막식에서 참가 선수들은 이장근 군을 위한 묵념을 올렸으며 개막식 후 일부 팀은 축구대회를 열어준 이장근 군의 부모를 찾아 고개를 숙이며 유학생들을 위해 대회를 열어준데 대한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특히 INTL 팀은 장근이를 기리는 편지를 준비해 읽고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전달해 부모님의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선수들은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도 잔디 위에서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녹색 그라운드 위를 누볐다. 대회 후에는 팀별 계주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장근장학금기금회 이태성 이사는 개회사에서 "첫대회를 치르고 난 후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찍부터 준비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며 "매년 대회를 치르며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고 앞으로도 축구대회를 지속적으로 열어 베이징에서 유학하는 우리 학생들이 축구를 통해 건전한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태성 이사의 말대로 이번 축구 대회는 유학생들간의 축구 교류의 장으로 자리잡는 모습이었다.

토탈07 주장을 맡고 있는 박연학 군은 "지난 2010년부터 축구 리그에 참가했는데 갈수록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축구 교류의 장이 부족해 아쉬웠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이를 채울 수 있어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이같은 좋은 취지의 축구대회가 많은 유학생들 사이에 퍼져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토탈07의 황예흔 군 역시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좋은 의미를 갖고 있는 즐거운 행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며 "리그 팀끼리 모여서 재밌게 축구도 차고 서로 더욱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고 기억에 남는 축제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은 임팩트가 차지했으며 준우승은 백두산, 3위는 고구려, 4위는 토탈A가 차지했다. 3위까지의 팀에게는 상금 3천위안(54만원), 2천위안(36만원), 1천위안(18만원)이 각각 수여됐다. 득점왕은 임팩트 이광보, 최우수선수상은 임팩트 서한별 군이 각각 수상했다.

한편 4년 전 세상을 떠난 이장근 군은 우다오커우(五道口) 인근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후 전동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맞은편에서 역주행하는 전동차를 피하려다가 가로수를 들이박아 사망해 학우, 주변 지인들을 안타깝게 했었다. 사고 당시 이 군은 중국인민대학 공상관리학원 4학년에 재학 중이었으며 축구동아리 임팩트의 주장으로 활약했었다. [온바오 박장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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