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허난성 허비시 치빈구의 야경



겉모습은 그럴듯 하지만 실제 주민은 없는 이른바 '유령도시(鬼城)'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 발전을 위해 도시화를 집중 추진하고 있지만 막상 거주민은 없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전문지 중국경영보(中国经营报)의 보도에 따르면 네이멍구(内蒙古)자치구 에얼둬쓰(鄂尔多斯, 오르도스), 장쑤성(江苏省) 창저우시(常州市) 우진구(武进区), 허난성(河南省) 허비시(鹤壁市) 치빈구(淇滨区), 후베이성(湖北省) 스옌(十堰) 등이 '유령도시' 대열에 합류했다.



창저우시 우진구의 경우, 시정부에서 늘어나는 인구를 분산시키기 위해 2002년 시 남부에 조성한 신도시이다. 신도시에는 여러 고층 건물이 우뚝 솟아 있으며 낮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활발하지만 밤에는 사람이 없어 불이 꺼져 있다. 현지 택시기사는 "밤이 되면 우진구 아파트에 불켜진 곳이 거의 없어 마치 암흑으로 둘러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석탄공업 도시로 유명한 허비시 역시 지난 1992년부터 시 중심에서 40km 떨어진 곳에 치빈구 신도시를 조성했다. 이 곳은 건설을 시작한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텅텅 비어 있다. 치빈구 중심가에 위치한 인싱(银兴)광장의 경우, 약 2천여개의 점포가 있지만 대부분이 비어 있으며 고객 역시 몇명 보이지 않는다. 



이같이 치빈구는 '유령도시'이지만 허난성정부는 최근 신도시 투자방안을 확정하고 이곳의 면적을 130㎢로 넓히기로 했다. 이는 일찌감치 '유령도시'로 유명한 에얼둬쓰의 신도시 캉바스(康巴什)의 규모인 155㎢에 필적한다.



스옌시 동부에 산을 깎아 조성한 신도시 역시 토지 원가가 높은 탓에 입주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밤이 되면 불이 켜진 곳이 전체의 30%를 넘지 않아 '유령도시'가 됐다.



신문은 '이같은 유령도시는 중국 전역에 분포돼 있다"고 말하고 "유령도시가 확산된 것은 현재 중앙정부의 지방정부 실적 평가 시스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방정부의 고위 관료들은 도시의 GDP, 고정자산투자, 투자 유치 등 통계를 기준으로 실적을 평가받는다. 따라서 지방정부 관료들은 자신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 도시 외곽에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게 된다. 추진시 주민 이주, 기업 유치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야 하지만 관료들은 실적 올리기에만 급급해 눈에 드러나는 고층건물 건설에만 급급하다.



신문은 "현재의 지방정부 실적 평가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유령도시'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 전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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