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법정에서 심리받고 있는 레이추녠








2008년 쓰촨(四川)대지진 현장에서 7명을 구해내 영웅으로 칭송받았던 중학생이 6년만에 사기범으로 전락해 화제가 되고 있다.







청두시(成都市) 지역신문 청두상바오(成都商报)의 보도에 따르면 펑저우시(彭州市) 츠펑(磁峰)중학 출신의 레이추녠(雷楚年·21) 씨가 최근 스튜어디스 취직, 명문중학 입학, 운전면허증 구입 등을 빌미로 21명에게 사기를 쳐 46만5천위안(8천149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2008년, 당시 15세였던 레이 씨는 학교 운동장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지진 진동을 느끼고 황급히 교실로 뛰어들어가 안에 있던 급우 7명을 구해냈다. 구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교사가 무너져 내렸을 정도로 당시 상황은 급박했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이같은 이야기를 담은 14분 분량의 '소년 레이추녠(少年雷楚年)'을 방영하면서 레이 씨의 영웅담은 세상에 알려졌다. 정부는 그의 고등학교 학비를 면제해주고 매달 200위안(3만4천원)의 보조금을 지급했으며 급기야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성화봉송자로 선정되기까지 하는 등 레이 씨는 영웅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레이 씨는 고등학교 진학 후, 수업 빼먹기를 밥먹듯이 하고 마작을 하는 등 학업과 점점 멀어졌다. 더욱이 여행을 좋아해 베이징, 샤먼(厦门), 구이린(桂林), 리장(丽江) 등 관광명소를 다니며 4~5성급 호텔에 묵고 호화차량을 렌트해 다녔다. 지인은 "그가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구입하면 항공사 측에서 '지진 영웅'이라는 이유로 좌석을 특등석으로 무료로 업그레이드해줬다"고 밝혔다.








지인에 따르면 레이 군은 2012년 여자친구에게 "10만위안(1천7백만원)만 주면 스튜어디스로 취직시켜주겠다"며 돈을 받은 후, 잠적한 것을 시작으로 "교육국 지인을 통해 자녀를 명문학교에 입학시켜주겠다", "교통경찰을 통해 지인과 친척들의 운전면허증을 한번에 다 사 주겠다"는 명목으로 각각 17만5천위안(3천만원), 13만8천위안(2천614만원)을 뜯어냈다.








레이 씨는 지난 6월, 지인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 조사 결과, 레이 씨는 21명에게 사기를 쳐 46만3천위안을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측은 "어려서부터 영웅 소리를 들으면서 자신이 뛰어나다고 생각했고 가치관, 인생관에 변화가 생겼다"며 "학업에 흥미를 잃고는 여러 방식으로 돈을 벌 궁리만 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기 피해규모가 큰 데다가 공문서 위조, 회사인감 위조죄까지 성립돼 최소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될 것"이라 덧붙였다.







청두시 가오신구(高新区) 인민법원은 3일 레이 씨에 대한 재판을 열고 심리를 시작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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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KirSsu ㅣ2014-11-06 10:56
  • 돈 앞에서 무릎 꿀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