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파워 블로거로 꼽히는 부동산 재벌이 자신의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에 최근 시진핑(习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충성을 맹세한 주요 관영언론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계정이 폐쇄당했다.

남화조보(南华早报) 등 중화권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 28일 "시나닷컴(新浪), 텐센트(腾讯) 등 포탈사이트 측에 법규이 근거해 화위안(华远)그룹 런즈창(任志强) 전 회장의 웨이보 계정을 폐쇄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장후이(姜军) 대변인은 폐쇄 이유에 대해 "인터넷 공간은 치외법권이 아니며 어느 누구도 인터넷을 통해 법에 위배되는 정보를 전파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런 전 회장은 지난 19일 저녁 자신의 웨이보에 "인민정부는 언제 당의 정부로 바뀌나. (언론이) 당비 지원을 받나", "관영 매체가 쓰는 돈은 납세자의 돈이지 당비가 아니다. 따라서 (매체는) 인민을 위해 서비스해야 하며 당을 위해서 서비스하는 게 아니다" 등의 글을 게재했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신화사(新华社), 인민일보(人民日报), CCTV를 방문한 후 열린 주요 매체 책임자들과의 회의에서 "공산당의 최고 미디어부터 상업성 신문, 소셜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당의 지도와 하나됨을 유지해야 한다"며 "당의 마지노선을 준수하고 '자신의 성은 당'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 데 대한 것이다.

이같은 글이 게재된 후, 중국의 주요 관영 언론은 런즈창에 대해 "당의 규율을 어겼다" 등 각종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한편 런즈창 전 회장은 지난 1993년 베이징화위안부동산공사를 창립한 후, 20여년간 그룹을 이끌어오면서 17개 자회사, 94억위안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시켜 중국 부동산 업계에서 입지적전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계정 폐쇄 전까지 3천8백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부동산, 소득 불평등 등과 관련한 문제에 과감한 발언을 서슴지 않아 '중국판 트럼프(망언 제조기로 불리는 미국 대선후보자)', '런 대포'로 불리고 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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