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장기업이 지난해 위안화 절하로 인해 수조원의 환차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4월 1일 오후 4시 기준으로 발표된 중국 및 홍콩 증시 상장기업의 재무보고를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980개에 달하는 기업이 환율 변동으로 인해 손해를 입었으며 이들의 손해 규모는 478억1천만위안(8조5천3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보다 무려 13배나 늘어난 것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8월 실시한 환율 개혁조치로 인해 올 초까지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4.5% 하락해 1994년 이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항공, 부동산, 에너지업계의 손실이 비교적 컸다.

항공업계의 경우 중국 4대 항공사의 환차손 규모는 176억2천8백만위안(3조1천496억원)으로 총이익(181억6천4백만위안)과 거의 비슷했다. 이 중 중국남방항공은 무려 57억위안(1조180억원)의 환차손을 기록해 규모가 가장 컸다.

헝다(恒大), 비구이위안(碧桂园), 루이안(瑞安) 등 부동산기업과 시노펙, 페트로차이나 등 에너지기업 역시 최소 10억위안(1천8백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슈로더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아시아 크레디트 조사 책임자 레이먼드 치아(Raymond Chia)는 "위안화 약세가 계속되면 반드시 중국기업의 순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 여파가 심각한 경우 기업의 신용비율과 채무상환 능력에 문제를 생기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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