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를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해변 근처에서 알로하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다. 알로하로 대표되는 하와이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축제. 당연히 꽃목걸이를 든 하와이 여성들의 훌라춤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조금은 비장해 보이는 남자들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전통 훌라인 카히코 훌라. 훌라는 원래 남성의 춤이었다고 한다. 신께 제사를 드리거나 전쟁에서 상대를 위협할 때 훌라춤을 췄다. 하와이 남성들의 절도 있는 춤동작을 보니 그럴만했다는 생각이 든다. 전통 훌라 공연이 끝나자 현대적으로 변형됐다는 아우아나 훌라 공연이 이어졌다. 환영의 분위기가 가득한 노래와 춤에 나도 모르게 알로하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공연을 보는 사람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돌고 춤을 추는 사람의 얼굴에도 기쁨이 가득하다. “알로하는 하와이 사람들의 삶의 일부예요. 이곳에선 모두가 알로하를 얘기하고 알로하로 대해요. 알로하는 단순히 단어가 아니라 하와이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이에요” 하와이 사람들의 몸짓과 표정에서 전해지는 알로하 정신. 나도 흥이 한껏 올라 환호성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