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값싼 노동력과 낮은 물가를 앞세워 '세계의 공장' 중국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멕시코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낮은 임금으로 시장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던 중국이 이제는 임금상승과 경제성장 둔화로 멕시코에게 시장경쟁력을 회복할 계기를 주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올해 중국의 제조업 평균 임금이 멕시코보다 높고 시간당 노동 생산성 면에서 중국이 멕시코보다 낮다고 예상했다. 이는 멕시코가 중국보다 더 싼 가격에 더 높은 효율성을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멕시코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가까운 곳에 있는 것도 경쟁력이다. 중국보다 제품을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미국 시장으로 운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및 기업들도 멕시코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타이완(台湾) 팍스콘(Foxconn, 중국명 부스캉·富士康)의 경우, 멕시코 시우다드후아레스 부근의 약 486만㎡의 조립공장을 운영하며 하루에 컴퓨터 3만5천대를 생산하고 있다. 팍스콘 관계자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단 몇시간 안에 미국으로 배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부품 기업인 바이어시스템즈그룹도 지난해 생산 라인의 일부를 중국에서 멕시코로 이전했다. 바이어시스템즈 관계자는 "지난 몇년 동안 주로 중국 업체들과 납품 계약을 맺었지만 이제는 중국도 임금이 올라 멕시코를 차선책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전자기업 플렉스트로닉스인터내셔널 역시 멕시코에서 근로자 4만명을 채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00년만 해도 중국 근로자 평균 임금은 시간당 60센트(670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달러 50센트(2천8백원)까지 올랐다"며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조만간 중국 임금이 멕시코 평균 수준인 3달러 50센트(3천9백원)를 넘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