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부장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보시라이(薄熙来) 전 충칭시(重庆市) 당서기의 몰락을 촉발한 왕리쥔(王立军)이 미국 영사관으로 도주했을 당시 그의 정치적 망명을 거절한 이유를 뒤늦게 밝혔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넷(财新网)의 보도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12일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에서 주는 채텀하우스상의 수상자로 시상식에 참여한 자리에서 국무장관 재임 시절을 회고하던 중 왕리쥔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당시 왕리쥔의 미국 영사관 망명 시도는 보시라이 사건을 촉발하며 중국 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왔으나 미국 국무부는 지금까지 왕리쥔의 망명 요청을 거부한 경위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당시의 전말을 공개했다.



클린턴은 "왕리쥔이 (지난해 2월 6일) 미국 영사관에 나타나 정치적 보호를 요청하며 보시라이의 부인이 영국인 닐 헤이우드를 살해한 사실을 전했지만 그의 사유는 정치적 망명을 인정하기 위한 우리의 규정에 맞지 않았다"며 "왕리쥔은 보시라이의 망나니 역할을 한 사람으로 부정부패와 횡포를 행한 과거가 있었다"고 망명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당시 우리는 왕에게 정치적 피난을 제공할 수 없으며 영사관 내에 머물 수 없다고 전달하자, 왕리쥔은 중국이 진실을 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반복해서 요청했고 미국은 이를 주선해 줄 수 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또한 "왕리쥔이 영사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무장경찰이 대사관 주위를 포위했다"며 "이같은 사안은 곧바로 양국 간의 정치적 위기로 변했다"고 당시의 급박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힐러리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일을 매우 조용히 처리했고 어떤 관련자들이 곤란을 느끼도록 하고 싶지 않았다"며 "우리는 당시 사건을 잘 처리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클린턴 전 장관은 게리 로크 중국 주재 미국 대사처럼 이번 사건에 직접 개입된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당시 국무장관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처리했다"고 전했다. 



한편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은 지난해 9월 직무유기, 반역도주, 직권남용, 뇌물수수 등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하고 있다. [온바오 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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