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좀 더 북쪽으로 향했다. 브두굴이라는 곳이다. 사원으로 향하는 한무리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이슬람교도가 대부분인 인도네시아 타 지역과 달리 발리 사람의 90퍼센트 이상이 힌두교도들이다. 어디선가 터진 폭약 소리에 약간 놀란 듯 했지만 하던 일을 멈추지 않는다. 이곳에서도 원숭이들이 말썽인가 보다. 사람들이 가지고 온 제물을 빼앗으려는 원숭이와 이를 뺏기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조용한 전쟁은 어느 사원이나 비슷하다. 제단에 제물을 올리며 기도 준비를 한다. ‘신들의 섬’ 이라 불리는 발리에서는 이 지역 토착 신앙과 인도 불교 및 힌두교가 융합된 조금은 독특한 형태의 지역화된 힌두교, 발리 힌두교가 대세다. 기도가 끝나면 간단한 의식을 행하는데 성수를 머리에 뿌리고 마시면서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 특히 발리 사람들은 매일 아침 상점이나 집 앞에서 챠난이라는 제사의식을 진행하는 등 종교 활동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저희는 파당 삼비 안 지역에서 왔습니다. 발리에는 버르트르티라타로 불리며 PKK 가족복지단체와 함께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저희는 함께 발리 곳곳에 있는 사원을 돌아다니며 기도를 드립니다” 다소 경건할 것 같은 제사 의식도 이들에겐 일상이라 모두 즐거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