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보다 언론을 더 ‘중시’
흔히 ‘중국엔 언론의 자유가 없다’고 생각해 중국 정부가 언론을 소홀히 한다고 여기면 큰 오산이다. 중국 공산당은 지상 최대 과제인 공산당 집권 유지를 위해 언론을 활용한 체제 논리를 개발했으며, 언론을 자본주의 사회보다 더 중요시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총편집(總編輯: 한국의 편집인에 해당)은 장관급의 높은 인사가 맡는다. 언론 관리에 실패하면 정권이 치명타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당국은 소련 붕괴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언론 통제 실패에서 비롯된 민심 이반으로 보고 극도로 경계한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종종 중국의 언론자유 침해 상황을 비판할 때마다 중국 정부도 이에 지지 않고 자국 외교부를 통해 “중국은 언론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고 매번 반박하는 이유다. 물론 이 말이 중국에도 서방과 같은 언론 자유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중국 정부의 언론 대변인은 ‘사실’을 말하지 않으며 공식적으로 정해진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진실은 오류가 없는 공산당이 결정하는 ‘사회주의 진실’이며, 이런 것이 바로 중국 내부의 체제 논리다. 중국 대변인이 체제 유지를 위한 ‘정치적 발언(political statement)’을 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를 서방 국가가 다시 반박하면, 중국은 또 이에 질세라 “서방 국가가 중국에 편견을 갖고 있다”고 응수한다.
중국 공산당은 이 같은 ‘언론관’을 ‘마르크스주의 신문관(馬克思主義新聞觀)’이라 해서 각 대학의 신문방송학과에서 가르치고 있다. 특히 공산당 산하 언론사, 즉 당보(黨報)에 근무하는 기자들은 공산당의 강령과 원칙을 준수하고 공산당 정신에 따라 기사 편집을 해야 할 것임이 강조된다. 이는 현재 중국 언론학을 상징하는 키워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