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난징으로 행했다. 당시 중국 국민정부의 수도였던 곳. 윤봉길 의거에 깊이 감명을 받은 국민정부의 주석 장제스는 임시정부를 돕는 우군 중 하나였다.

독립운동가들은 자연스레 난징에 모여들었다. 이곳 중앙반점에서 김구 선생은 직접 장제스를 만나 군대양성을 돕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한다. 침체돼있던 임시정부의 활동에 다시 불을 지피기 시작한 난징.

다른 한편에서도 항일운동이 진행되고 있었다. 밀정, 암살 등의 영화를 통해 잘 알려진 김원봉 선생. 김구 선생의 현상금을 뛰어넘었던 유일한 독립운동가. 조선 의열단의 단장으로 무장항일 투쟁에 앞장섰던 그의 흔적을 찾아 난징 변두리로 향한다.

이 근처에 김원봉이 운영했던 군사학교 터인 천녕사가 있다.

“천녕사 근처입니다. 목적지는 우측에 있습니다. 안내를 종료합니다”

“목적지에 도착했다는데 길을 못 찾겠네요”

내비게이션은 안내를 마쳤는데 천녕사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천녕사는 어떻게 가나요?”
“이쪽으로는 못가요. 바깥쪽으로 둘러가야 해요”
“천녕사를 어떻게 가나요?”

한 주민이 안내해준다.
“저 집 옆쪽으로 들어가면 돼요”
“안내표시는 없나요?”
“그런 건 없어요”
“여기 안쪽으로 들어가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나와요”
“안내표시도 없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알고 가나요?”
“사람들이 오면 현지인들이 알려주는 거죠”
좁다란 건물사이로 지나간다. 과연 길이 있나 싶다. 안내판 하나 없는 곳. 10분 가량 헤매다보니 건물 하나가 얼핏 보인다.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니 천녕사가 나타난다.

자랑스러운 무장항일투쟁의 역사가 담긴 곳이다. 일본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던 약산 김원봉을 교장, 한글학자 김두봉을 교관으로 두고 저항시인 이육사를 졸업시킨 군사학교의 터가 바로 이곳 천녕사다. 깊은 숲 속에서 조국독립을 꿈꿨던 이들의 흔적이 역사 속에서 천천히 바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