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저우에서 남동쪽으로 38㎞ 떨어진 저우좡(周庄)은 여행자들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강남 풍경의 모든 것이 집대성된 작은 마을이다. 쑤저우에 비해 화려한 맛은 떨어지지만,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방치된 듯한 아름다움이 인상적인 곳. ‘강남 풍경은 천하제일이고 저우좡 풍경은 강남제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100여 채에 달하는 명청대의 고택과 운하를 가로지르는 24개의 돌 다리는 그 자체로도 한 폭의 그림이자, 뛰어난 건축사적 의미를 지닌다. 특히 명청대의 고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장청(张厅)과 심청(沈厅), 우아한 아치형 다리 쌍교(双桥)와 천녀고찰 전복사(全福寺)는 저우좡 관광 1번지로 저우좡에서 반드시 둘러봐야 할 명소다.
이중 명대유적으로 보호되고 있는 장청은 집안으로 물길을 끌어들인 독특한 형태. 배를 타고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로 건축적 독창미의 금자탑이다. 장청 남쪽에는 또 다른 전통가옥 심청이 있다. 대대로 심씨 가문의 고택인데, 오늘날에는 저우좡의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으로 개조되었고, 7개의 정원과 100여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아기자기한 곳이다.

건축적 파격미로 따진다면 쌍교도 빼놓을 수 없다. 저우좡 23교 중 제일의 아름다움을 뽐내는데, 엄밀히 말해 두개의 다리, 세득교와 영안교가 ㄱ 자 모습으로 놓여 있다. 수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건설된 탓에 시야가 탁 트인 것도 특징. 보는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고 하니 반드시 확인해 보자.
시내 최남단에 있는 전복사는 오늘날의 저우좡을 만든 요인. 대규모의 불교 사찰로 900년 전 저우좡에서 가장 먼저 생긴 건물이기 때문이다.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사원배치로 인해 수중불국(水中佛国)이라 불리기도 한다. 버스터미널과 저우좡 시가지는 2㎞ 정도 떨어져 있어 걷기에 버겁기 때문에 버스터미널 주변에서 호객하는 자전거 인력거나 미니버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 저우좡 시가지는 작기 때문에 2~4시간만 부지런히 돌아다니면 볼거리를 다 구경할 수 있다.
운하 여행의 또 다른 맛, 퉁리(同里)
쑤저우에서 남동쪽으로 30㎞ 떨어진 퉁리는 저우좡마저 번잡하게 느껴지는 여행자들을 위한 숨은 비경. 외국인은 물론 중국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한적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쑤저우와 상하이에서 당일치기로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퉁리의 주요 불거리는 크게 1원(园), 2당(堂), 3교(桥)로 정리된다.
1원은 퉁리 유일의 강남정원인 퇴사원(退思园), 2당은 명청대의 대표적인 고택인 숭본당(崇本堂)과 가음당(嘉荫堂). 마지막으로 3교는 운하에 놓인 아름다운 다리 태평교(泰平桥), 길리교(吉利桥), 장경교(长庆桥)를 말한다. 볼거리가 많아 보이지만 동네가 워낙 작기 때문에 3시간이면 충분하다. 운하의 도시 퉁리에서도 보트 투어가 가능하다. 저우좡에서와 마찬가지로 몇명이 타든 요금은 동일하다.
뱃사공이 노를 젓는 배를 타고 시가지를 돌아보는 것도 운치있는 여행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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