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강퉁 거래가 시작된 17일 서울 을지로 유안타증권 본사에서 영업부 직원이 투자자에게 후강퉁 거래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제공




상하이증시 2조3000억원 '매진' - 거래 상위 종목은 내수株



화장품업체 상하이자화·여행업 1위 중국국제여행

최대 주류사 구이저우마오타이



"위안화 환전한 고객 많아…누적된 대기 매수 상당"



[한국경제신문 ㅣ 강지연/이고운/황정수 기자] 후강퉁 제도가 본격 시행된 17일 국내 주요 증권사의 해외주식 담당 부서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부분 온라인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해외주식의 특성상 지점 분위기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증권사별로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첫날 거래대금 100억원 돌파



하나대투 유안타 키움 현대증권 등 상대적으로 거래 비중이 높은 5개 증권사의 이날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모두 104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평소 대비 4~5배 늘어난 규모다. 주문이 가장 많이 들어온 하나대투증권은 지난주까지 하루 평균 10억원 안팎이던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46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렇게 거래된 주식 중 90%는 중국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A주였다고 하나대투 측은 전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중국 증시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크다는 게 이들 증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경준 키움증권 글로벌영업팀 대리는 “제도 시행 첫날이라 주문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A주 거래대금이 10억원을 넘어서면서 전체 중화권 주식거래대금이 2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장준필 대신증권 글로벌영업부장도 “이날 주문이 들어온 중국 연계 계좌(620개)의 비중은 전체 해외 계좌의 15%로 주요국 증시 중 가장 컸다”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상하이증시의 외국인 거래한도(2조3000억원)는 장 마감 전인 오후 2시57분께 마감됐다. 외국인 매수세 증가에도 중국 증시가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친 데다 대기자금도 상당한 수준이어서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주식 투자 열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정지영 하나대투증권 해외증권팀 대리는 “중국 주식 투자를 위해 위안화로 환전한 금액이 지난 14일 하루에만 50억원에 달했다”면서 “이날 주문금액을 제외해도 대기 매수세는 상당한 규모”라고 말했다.



증권사별 거래량 상위 종목에는 현지 최대 화장품회사인 상하이자화(上海家化), 여행업과 면세품 판매를 병행하는 중국국제여행(中國國旅), 중국 최대 주류업체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 중국 최대 백색가전업체 칭다오(靑島)하이얼 등이 올랐다.



○국내 증시는 ‘썰렁’



코스피지수는 이날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1943.63으로 1.51포인트(0.08%)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4조2551억원으로 최근 한 달 평균(4조5148억원)을 밑돌았다.



올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던 종목들의 낙폭이 컸다. 대표적인 중국 수혜주 아모레퍼시픽이 215만2000원으로 3.24% 하락했다. SK하이닉스도 외국계 창구로 매도 주문이 쏟아지며 4만5900원으로 6.71%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후강퉁 시행으로 당분간 외국인 수급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의 포트폴리오에서 한국의 비중은 이미 기준치 이하이기 때문에 추가 매도가 나올 가능성은 낮지만 당분간 매수세 유입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업종별 매력도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에너지 건설 소비재 등의 경우 국내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중국에 비해 높지만 화학 음식료 IT하드웨어 업종은 상대적으로 PER이 낮아 저가 매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 삼성전자의 PER은 8.8배로 칭다오하이얼(10.3배)이나 하이센스(9.7배)보다 낮지만 아모레퍼시픽(34.9배)의 PER은 상하이자화(25배) 허난레베카헤어(24.9배)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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